태국에서 밤늦은 시각 야생 코끼리 한 마리가 가정집 벽을 뚫고 부엌을 뒤지는 일이 발생했다.
20일(현지시간) 태국 현지 매체 타이거(Thaiger)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경 방콕 남부 쁘라추업키리칸주 후아인 지역의 한 주택에 갑자기 코끼리 한 마리가 들이닥쳤다.
굉음을 듣고 놀라 잠에서 깬 집주인 랏차다완 풍쁘라소뽄은 소리가 나는 부엌으로 재빨리 달려갔다.
부엌은 아수라장이 돼 있었다. 코끼리가 뚫고 들어온 탓에 벽에는 커다란 구멍이 나 있었고, 기다란 코로 여기저기 헤집는 바람에 서랍에 있던 집기들은 바닥에 널브러졌다.
사람들이 몰려와도 코끼리는 꿋꿋하게 선반 곳곳을 뒤지더니 음식이 든 것으로 보이는 비닐봉지를 집어 들곤 통째로 입에 넣었다. 코끼리는 만족할 때까지 부엌을 털고 나서야 유유히 주택을 떠났다.
라차다완 씨는 “평소에도 먹이를 찾아 집 주변에 나타나는 코끼리”라면서 다른 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그의 아내는 “두 달 전에도 같은 코끼리가 집에 온 적이 있었다”며 “이번에도 음식 냄새를 맡고 온 것 같다. 냄새가 나지 않도록 음식을 잘 보관해야겠다”고 밝혔다.
해당 코끼리는 라차다완 씨 집에서 약 2km 떨어진 숲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국립공원·야생동식물보호국(DNP)과 지역 당국은 라차다완 씨의 피해 보상에 대해 논의 중이다. DNP는 “당국이 피해자의 집을 가능한 한 빨리 수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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