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대선 경선 일정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열었다. 의총에서는 현행 일정 유지를 주장하는 ‘이재명계’와 경선 연기를 요구하는 ‘비(非) 이재명계’가 정면충돌하며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이날 3시간여 동안 진행된 의총에서는 경선 연기를 요구하는 이낙연 전 대표 측과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에서 의견을 개진했고,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에서는 경선 연기 주장을 반박하며 맞섰다. 토론은 시작부터 일부 의원들이 의총 전면 공개를 요구하는 등 미묘한 신경전도 펼쳐졌다.
송영길 대표는 의총 모두 발언에서 “의원들의 질서 있는 토론을 잘 경청하겠다”며 “의사결정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정리할 사안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송 대표는 “빨리 후보를 등록 받고 경선을 시작해야 한다”며 “내일 당무위원회를 소집해 이상민 선관위원장 인준을 마치고 후보 등록과 함께 본격적인 절차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최고위원회의 최종 결론 낼 듯
당 지도부는 이날 의총에서 찬반 의견을 수렴한 뒤 최고위원회를 열어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는 경선 연기 여부와 관련해 현행 당헌‧당규대로 대선(2022년 3월 9일) 180일 전인 9월 초에 대선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거 당헌‧당규를 개정할 당시에도 일정을 놓고 논란이 있었고, 확정 기준을 대선 6개월 전인 180일로 결정한 만큼 원칙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상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쳐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조항과 관련해서도 “천재지변이나 후보자 유고 상태가 아니라면 상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대선주자들도 이날 직접 나서 경선 연기 여부와 관련해 신경전을 펼쳤다.
이 지사는 토론회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 집단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신뢰에서 나온다. 신뢰는 약속과 규칙을 지키는 데에서 생겨난다”며 “(경선 연기) 문제는 우리 당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고 결국은 소탐대실 결과가 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의 양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원칙론’을 앞세우며 경선 연기 반대 입장을 재차 밝힌 것이다.
앞서 이 지사는 경선 연기론에 대해 “한때 가짜 약장수들이 기기묘묘한 묘기를 보이거나 평소에 잘 못 보던 희귀한 동물들을 데려다가 사람들을 모아놓은 다음에 가짜 약을 팔던 시대가 있었다. 이제 그런 식으로 약을 팔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반면 대선주자인 이광재 의원은 이날 “가장 좋은 것은 이 지사가 통 큰 양보를 하는 것”이라며 “앞서 나가는 사람이 양보하면 국민들이 더 큰 지지를 보내주더라”고 밝혔다.
정 전 총리도 전날 “코로나19 사태도 있고, 상대가 어떻게 하느냐와 보조를 맞추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지도부 회의에서 논의를 마무리 짓겠다는 생각이지만 계파 간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은 만큼 갈등이 봉합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20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경선 연기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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