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당내 대선 후보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본인의 주변을 먼저 돌아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최근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하자 기조를 방어 모드에서 공격 태세로 전환한 것으로 본경선에서 치열한 난타전이 예상된다.
이 지사는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전 대표를 향해 “본인을 되돌아봐야지 문제없는 저를 공격하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나한테 가족, (검증) 그것을 막으려 하는 거냐고 한 분이 진짜로 측근 또는 가족 얘기가 많지 않느냐”며 “본인의 주변을 먼저 돌아보셔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지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부인의 결혼 전 문제까지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문제 삼는 것이 어떨지 모르겠다”고 발언했고, 이 전 대표는 “대통령 후보의 가족에 대해 위법 여부, 도덕성은 철저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전 대표 캠프 측도 “혹시 ‘혜경궁 김씨’ 건과 본인의 논문표절 건으로 불똥이 튀는 걸 우려하는 건 아닐까”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이 전 대표의 측근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이 지사는 진행자가 ‘옵티머스 때 측근이 금품수수에 연루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부분을 말씀하시는 거냐’고 묻자 “네. (이 전 대표가) 전남지사 경선 때 당원 명부에 가짜 당원을 만들고 해서 실형을 받은 분이다. 핵심 측근”이라며 말했다.
지난해 총선 때 이 전 대표의 서울 종로구 선거 사무소에 사무용 복합기 임차료 등을 옵티머스자산운용 관련 업체로부터 지원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지난해 12월 숨진 채 발견된 측근을 거론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사실은 그런 부분에 대해 먼저 소명하셔야 될 입장인데 뜬금없이 아무 관계도 없는 우리 가족들을 걸고넘어지니까 좀 당황스럽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지사는 예비경선 과정에서 방어 위주의 모습을 보이며 ‘원팀’ 기조를 유지했다. 이 지사는 “우리 팀원들끼리 상처를 주거나 부상을 입히게 되면 (대선) 본선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거침없는 발언으로 ‘사이다’라는 별명을 얻었던 이 지사가 이번 예비경선에서 “김빠진 사이다”라는 비판이 나왔고, 최근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이 지사는 이날 “우리 캠프나 지지층들이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인데 방심한 측면이 조금 있는 것 같다”며 “사실 이낙연 후보의 지지율이 지나치게 낮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이다’ 모드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지사는 “권투를 하는데 갑자기 발로 차니까 제가 부상을 입은 것 같다”며 “원래도 되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이 지사는 이 전 대표를 겨냥해 “일을 안 하면 원만하고 좋은 사람이 된다”며 “‘대체 무슨 일을 했습니까’라고 앞으로 물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당 주류인 친문(친문재인)의 ‘반(反)이재명’ 정서가 이 전 대표로 결집되고 있다는 분석과 관련해서도 일축했다.
이 지사는 “속된 표현으로 친문, 비문으로 구분을 하지만 사실은 저도 문재인 대통령을 뽑았다. 내가 비문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문재인 정부가 잘했든 못 했든 일종의 운명공동체, 책임공동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나는) 친문이 맞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이 지사의 공세와 관련해 "일일이 다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며 "검증과 네거티브는 구분했으면 좋겠다"고 받아쳤다.
이 지사가 검찰 수사 중 사망한 측근을 거론한 것 등을 정당한 검증이 아닌 네거티브로 규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 전 대표는 이날 강원도 춘천에 있는 강원도 일자리재단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지사를 비롯한 다른 대선 주자들의 견제에 대해 "생각보다 참을성이 약하시다. 지지율 조금 올라간다고 그걸 못 참고 그러시나"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지지율 상승세와 관련해선 "시간이 갈수록 후보자들에 대한 더 많은 정보가 늘어나 국민의 판단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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