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 개회식 생중계에서 각국 소개에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을 사용한 MBC가 지난 2008년에도 같은 문제로 중징계를 받았던 사실이 전해졌다.
MBC는 앞서 2008 베이징 올림픽 중계방송에서 일부 국가에 대한 비하 자막 등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이에 같은해 9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중징계인 ‘주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당시 MBC는 개회식 중계 도중 케이맨제도를 소개하며 ‘역외펀드를 설립하는 조세회피지로 유명’, 차드에 ‘아프리카의 죽은 심장’, 짐바브웨는 ‘살인적 인플레이션’ 등 부정적으로 설명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밖에도 키리바시에 대한 설명으로 ‘지구온난화로 섬이 가라앉고 있음’, 영국령 버진 제도에 ‘구글 창업자 결혼식 장소’, 가나에는 ‘예수가 최초로 기적을 행한 곳’ 등의 자막을 사용했다.
방통위에 중징계를 받았으나, 13년 만에 또다시 무례한 자막을 사용한 MBC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개인 유튜브 수준” “13년 전에도 그러더니 달라진 게 없네” “창피함은 온국민의 몫” 등 질타했다.
MBC는 논란 하루 만인 24일 재차 사과를 전했다. MBC 측은 이날 “문제 영상과 자막은 개회식에 국가별로 입장하는 선수단을 짧은 시간에 쉽게 소개하려는 의도로 준비한 것”이라며 “당사국에 대한 배려와 고민이 크게 부족했고 검수 과정도 부실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이어 “MBC는 올림픽 중계에서 발생한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영상 자료 선별과 자막 정리 및 검수 과정 전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한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제작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해 유사한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MBC는 전날 진행된 도쿄올림픽 개회식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을 소개할 때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진을, 아이티 선수단이 입장할 때는 폭동 사진과 함께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자막을 사용해 뭇매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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