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이상 14개 봉우리 등정에 성공한 뒤 하산하다 실종된 김홍빈 대장(57)의 장례가 다음 달 4일부터 8일까지 ‘산악인장’으로 진행된다.
광주시 사고수습대책위원회는 28일 광주시청에서 회의를 열고 김 대장의 장례 방식과 일정 등을 논의한 결과, 그의 업적을 기리고 가족의 뜻에 따라 대한산악연맹과 광주시산악연맹이 주관하는 ‘산악인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악인장은 대한민국의 모든 산악단체가 참여하며, 산악인으로서 치룰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장례식이다.
장례는 다음 달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진행된다. 분향소는 염주종합체육관 1층 로비에 설치한다. 영결식은 8일 오전 10시 염주종합체육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방역기준을 준수해 거행할 예정이다.
손중호 대한산악연맹 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고, 대한산악연맹과 광주시산악연맹에서 장례위원을 구성한다. 광주시·시체육회·시장애인체육회·시산악연맹·사단법인 김홍빈과 희망 만들기·광주전남산악연맹 등이 실무단을 구성한다.
대한산악연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상에 별도의 추모공간(http://rem.kaf.or.kr/)도 마련했다.
김 대장의 모교인 송원대 산악회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파키스탄에 머물고 있는 원정대원들이 베이스캠프를 떠나기 전 그를 추모하는 글귀를 담은 추모판을 ‘K2 메모리얼’에 남겼다”고 밝혔다.
K2 메모리얼은 K2(8611m) 베이스캠프에 있는 추모탑으로, 국적을 떠나 산에서 실종되거나 목숨을 잃은 세계 각국 산악인들을 애도하는 돌탑이다.
원정대원들은 김 대장과 식사할 때 사용했던 직경 15㎝ 알루미늄 접시에 ‘장애인 세계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 김홍빈 1964.10.7.~2021.7.19 브로드피크에 영원히 잠들다’라고 썼다. 김 대장이 평소 아끼던 ‘김홍빈 캐리커처’ 스티커도 붙여 그를 절대 잊지 않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김홍빈 대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중국과 파키스탄 국경 지역에 걸쳐있는 브로드피크(8047m)를 등정하고 내려오던 중 7900m 부근에서 조난당했다. 다음 날 오전 러시아 구조팀이 발견했지만 구조 도중 추락하면서 실종됐다.
파키스탄 구조 헬기가 실종 추정 지점을 6차례나 수색했으나 김 대장을 찾지 못했고, 결국 실종 8일 만인 지난 26일 김 대장 가족의 요청으로 수색이 중단되면서 구조대가 베이스캠프에서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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