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일 기본소득 정책을 포유류인 오리너구리에 빗대 “오리너구리를 보지 못한 사람은 오리냐 너구리냐 논쟁하겠지만, 세상에는 오리너구리도 있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궤변”이라고 했다.
이재명 “기본소득, 복지적 경제 정책”
이 지사는 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기본소득은 복지적 경제 정책이다. 복지 정책의 측면과 경제 정책의 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면서 “기본소득에 대해 설명할 때면 늘 말씀 드리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기본소득의 한쪽 측면만 보고 비판하는 분들이 계신다”라며 “(민주당) 신동근 의원님께서는 ‘기본소득은 복지국가 정책이 아니다’며 기존 복지 정책과 대립하는 개념으로 오인하고 계신다. 또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께서는 기본소득을 ‘사이비 분배 정책’이라며 성장 정책이 아니라고 주장하셨다”고 썼다.
그러면서 “복지와 성장이 양립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세상에는 복지 정책인 동시에 성장 정책인 것도 있다. 그것이 바로 기본소득”이라며 “기본소득은 시한부 지역화폐로 지급해 소상공인 매출을 늘려서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경제 정책임과 동시에, 가계소득 정부지원 세계 최하위를 기록하는 우리나라에서 이를 보완하는 가계소득지원 복지 정책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책 논쟁은 언제든 환영하지만 단편적인 부분만 보고 얘기하지는 않길 바란다”며 “오리너구리를 봤다면 오리냐 너구리냐 논쟁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죽도 밥도 아닌 기본소득으로 복지·성장 다 하겠단 허황 망상”
야권의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유 전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이 지사의 주장과 관련한 글을 올려 “죽도 밥도 아닌 기본소득으로 복지와 성장을 다 하겠다는 허황한 망상에서 깨어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경제학자 출신인 유 전 의원은 “이 지사께서 기본소득은 오리너구리라고 한다”며 “기본소득이라는 하나의 정책으로 복지도, 성장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오리너구리라고 하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하나의 정책으로 복지와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 그러나 경제라는 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며 “기본소득은 ‘세금을 거두어 국가의 도움이 꼭 필요한 어려운 시민들을 돕는다’는 복지의 철학과 원리에 위배되니 복지 정책으로는 낙제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유 전 의원은 “기본소득이라는 돈 풀기는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는’ 단기부양책과 똑같다”라며 “돈 풀기로 경제가 성장할 거라는 생각은 성장의 해법이 얼마나 어려운지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공부를 잘 하려면 남들보다 덜 자고 덜 놀고 열심히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몸짱이 되려면 덜 먹고 땀 흘려 운동하는 수밖에 없다”며 “경제도 성장하려면 고통스러운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 지사의 주장을 인용해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복지적 경제 정책’이니 ‘오리너구리’ 같은 말로 국민을 두 번 속일 수는 없다. 기본소득 이전에도 오리너구리가 한 마리 있었다. 바로 문 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이 복지도 성장도 해결한다는 오리너구리였다”며 “그러나 막상 해보니 복지도 성장도 다 놓쳤다. 이 정권이 더 이상 소득주도성장을 말하지 않는 게 실패를 자인한 증거”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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