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복권 당첨금 때문에 남편이 아내와 자녀를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미러에 따르면 미국 오클라호마주 칼레라에 사는 존 도나토는 지난달 30일 아내 티파니 힐과 딸 리앤을 총으로 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남성의 친자인 또다른 아이 3명도 현장에 있었지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가족의 비극은 아내가 복권에 당첨된 지 8개월여 만에 발생했다. 부부가 동거를 하고 있던 지난해 11월, 아내는 즉석 복권에 당첨돼 200만 달러(약 22억9000만 원)의 상금을 수령하고는 결혼식을 올렸다.
유족 측 변호사에 따르면 결혼식 이후 남편이 돌변해 가정폭력을 행사했다. 이에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 아내는 결혼 생활을 끝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이 당첨금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동안 두 사람이 당첨금을 두고 자주 다퉈왔다”고 전했다. 이어 “아내가 가정 폭력 센터에 먼저 연락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첨금을 포함해 부부가 남기고 간 유산은 신탁기금을 통해 당국이 보호하고 있으며, 이는 세 명의 자녀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유족들은 남은 자녀를 지원하고 장례식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 펀드 미’를 통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10일 기준 이들의 사연에 안타까움을 느낀 누리꾼 60여 명이 모여 3440달러(약 395만 원)의 기금이 조성됐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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