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최근 이슬람 무장 단체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정부 사태를 보며 “우리는 다시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의 안보관을 우려했다.
최 전 원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오늘 사실상 붕괴했다”며 “서류상 30만에 달하는 아프간 정부군은 훨씬 규모가 작고 무장도 변변치 않은 탈레반 반군에게 너무 쉽게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 소련에 이어 21년 동안 엄청난 자원을 쏟아부은 미국도 실패하고 물러났다”라며 “이번 사태에 대한 교훈은 한 가지다. 스스로를 지킬 결기가 없다면 어떠한 외부의 도움도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대한민국의 안보의 최대 위협은 북핵이라고 하며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안보관이 걱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형 단거리 미사일을 개발한 김정은이 연초에 전술핵 개발까지 지시했다”며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이를 외면하고 스스로를 지키는 한미연합훈련을 남북대화의 장애물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이한 정세 인식과 무조건적 포용으로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잘못된 안보관이 크게 걱정스럽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대한민국은 아프간이 아니다”라며 “68년간 한반도 평화를 지켜온 한미동맹은 9.11테러 주범 알카에다를 소탕하기 위해 급조된 미-아프간 동맹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아프간 붕괴의 참담한 모습을 보며 우리는 다시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며 “스스로를 지키겠다는 국민의 단합된 결기와 독자적 역량이 없는 한 그 무엇도 우리를 대신 지켜줄 수 없다는 것은 변치 않는 역사의 교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탈레반은 15일(현지시각) 수도 카불을 장악했다. 이는 미군이 5월 아프간 주둔 미군의 단계적 철수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이자 탈레반이 이후 급속도로 아프간 내 세력을 넓힌 뒤 이달 6일을 전후해 주요 거점 도시를 장악한 지 불과 10일 만이다.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에 항복을 선언하고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으로 망명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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