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긴장 이상증’이라는 희소 질환을 앓고 있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51)가 척수지주막낭종 제거 수술을 받은 지 2개월 만에 직접 근황을 알렸다. 그는 “수술을 받으면 많이 좋아질 줄 알았는데 몸에 큰 변화가 없는 것 같다”면서도 “이 기회를 통해 잘 극복해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봉주는 21일 방송된 KBS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마라톤도 그렇고 살다 보면 인생에 ‘데드 포인트’(고통스러운 순간)가 온다. 지금 제 인생에 데드 포인트가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저를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며 “이 자리에서 노래를 통해 조금이나마 좋아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가수 이선희의 곡 ‘아! 옛날이여’를 열창했다.
이달 16일 이봉주는 이 프로그램 녹화에 참석하면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 화제가 됐다. 수술 후 첫 공식 일정이었다. 지팡이를 짚은 채 나타난 이봉주는 밝게 웃으며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허리가 많이 펴지는 등 많이 호전돼 보였으나 완전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ㄱ자’로 꺾인 고개도 여전했다.
이봉주는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비정상적인 자세를 취하거나 근육이 비틀어지는 근육 긴장 이상증을 앓다 지난 6월 서울성모병원에서 척수지주막낭종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이후 재활에 힘을 쏟아왔던 이봉주는 당시 소속사 측을 통해 “건강을 잘 회복해서 여러분 앞에 제가 달리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봉달이’라는 애칭으로 불린 이봉주는 동갑내기 황영조와 더불어 한국마라톤 황금시대를 연 전설이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과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1990년부터 2009년 은퇴까지 무려 41차례 마라톤 풀코스를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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