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영향 미미한데 입학 취소 과하다”는 조국에 ‘8년 전 트윗’ 소환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8월 25일 15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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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산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인 조민 씨의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학 취소를 결정하자 조 전 장관은 “아비로서 고통스럽다”는 심경을 밝혔다. 그런 가운데 조 전 장관이 8년 전 SNS에 남긴 글이 발견돼 이목을 끌고 있다.

조 전 장관은 24일 SNS에 “부산대는 제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과 관련해 ‘동양대 표창장과 입학서류에 기재한 경력이 주요 합격요인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제 딸의 학부 성적(3위) 및 영어 성적(4위) 등이 높아 제출 서류로 다른 탈락자가 생겼다는 근거는 없다고 하면서도 2015년 입학요강 지원자 유의사항에 따라 ‘제출 서류의 기재사항이 사실과 다른 경우 불합격처리를 하게 되어있어 입학취소의 ‘예정처분결정’을 한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박홍원 부산대 교육부총장이 한 언론사와 인터뷰한 내용을 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박 부총장은 인터뷰에서 “서류평가에서는 1차서류 통과자 30명 중 조 씨가 19위를 했고, 전적 대학 성적이 3위였고 공인영어성적은 4위였다”며 “자기소개서 내용에서도 (허위) 경력과 동양대 표창장 내용은 인용하지 않았고 의료봉사활동에 관한 것이 주 내용이었다”고 했다.

조 씨의 성적이 높았고, 그동안 논란이 된 ‘허위스펙’은 의전원 최종 합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데 입학 취소 결정을 내린 것은 과한 처분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1심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조민 씨의 최종 점수와 최종 합격을 하지 못한 16등의 점수 차가 1.16점에 불과해 동양대 총장 표창장의 수상경력이 없었다면 부산대 의전원에 합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13년 작성한 글. 트위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13년 작성한 글. 트위터


또한 최근 누리꾼들이 발견한 글에 따르면 현재 조 장관의 주장은 과거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모양새다.

지난 2013년 10월 25일 조 전 장관은 SNS에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말. ‘수능시험장에서 여러 명이 스마트폰 들고 들어가 조직적으로 부정행위 하다가 들키니, ‘100문제 중에서 1문제만 했으니 시험결과에 대한 영향력은 미미하다'며 악을 쓰면 어떻게 해야 하죠?”라고 남겼다.

100문제 중 1문제에 대해서만 부정행위를 했더라도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당시 지지자들은 “부정행위는 1문제라도 100문제라도 상관없이 퇴실, 자격상실과 더불어 법적 처리까지 받아야 마땅하다”, “현행 수능 감독 지침에 따르면 전자기기 휴대만으로 부정행위 처리된다”는 등 조 전 장관의 글을 옹호하는 입장을 보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5일 조 전 장관의 해당 발언이 담긴 기사를 SNS에 공유하며 “조만대장경은 세계문화유산이다. 그 안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비꼬았다.

이른바 ‘조만대장경’은 조 전 장관이 과거 SNS에 쓴 글들이 미래를 예견한 듯 해인사 팔만대장경처럼 끊임없이 올라온다는 뜻으로, 그동안 SNS에 쓴 글들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상황을 풍자한 것이다.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에는 ‘조스트라다무스’(조국+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리기도 했다.

다만 조 전 장관의 발언이 실제 ‘입시 비리’를 지적하는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 전 장관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국정원의 야당 비방 댓글활동이 대선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여당의 주장을 비판하기 위해 이 같은 비유를 사용했다.

앞서 지난 11일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엄상필)는 조민 씨의 단국대 논문 제1저자 등재 등 ‘입시용 7개 스펙’을 모두 허위로 판단했다. 조 전 장관의 부인이자 조 씨의 모친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부산대는 24일 조 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취소하기로 했다. 다만 부산대의 입학취소 결정은 예비행정처분으로, 조 씨 측의 소명 등 청문 절차를 거쳐야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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