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이 보는 앞에서 일본식 장검으로 아내를 잔혹하게 살해한 40대 남편이 “저를 좀 말리지 그랬냐”며 장인을 탓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10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 장검으로 아내를 찔러 죽인 혐의로 체포된 A 씨는 경찰 조사를 받던 도중 장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A 씨는 통화에서 “조사 중이라 전화를 못 받았다. 죄송하다. 죽을 줄 몰랐다”면서도 “눈이 뒤집혔나 보다. 모른다 나는. 아버님도 보셔서 아시잖나. 아버님이 저를 좀 뜯어말리지 그러셨냐”며 오히려 장인을 탓했다.
앞서 A 씨는 지난 5월부터 별거 중이던 아내가 아이들 겨울옷을 챙기러 집에 오게끔 유인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장인은 ‘남편이 무섭다’는 딸의 말을 듣고 동행했다가 처참한 현장을 목격하게 됐다.
A 씨는 범행을 저지른 뒤 경찰에 자수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법원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지난 5일 A 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0일 A 씨를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과정에서 기자들이 ‘왜 범행을 저질렀느냐’ ‘사전에 계획된 범행이냐’ ‘유족에게 할 말은 없느냐’ 등을 물었지만 A 씨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유족들은 A 씨가 평소 집이나 차에서 녹음을 하는 등 오래 전부터 아내를 감시했고, 말다툼을 하면 항상 장검으로 협박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 씨가 이번에도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며 엄벌에 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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