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23년간 운영하던 맥줏집을 정리하면서 원룸 보증금을 빼 직원들의 월급을 챙겨주고 세상을 떠난 50대 자영업자를 향한 추모가 정치권에서도 이어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13일 제119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어제 오전 서울의 한 호프집에서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분들과 만나 하시는 말씀을 경청했다”며 “생을 마감하신 50대 자영업 사장님의 비극적인 이야기도 들었다”고 밝혔다.
안 대표에 따르면 고인은 작은 가게에서 자영업을 시작해 한 때 가게 4곳을 운영할 만큼 사업을 번창시켰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매출이 크게 줄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고인은 자영업을 하면서도 주 5일제 근무, 연차제도 등 직원 복리에 신경을 썼고, 여러 복지재단에 음식 후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는 마지막 재산인 원룸 보증금을 빼 남은 직원의 월급을 채워줬다고 한다.
안 대표는 “고인의 빈소에는 함께 일한 직원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온라인 추모공간에는 ‘감사했다’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리고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정부의 방역 정책이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러 사장님들께서는 9시에 닫으라고 했다가, 10시에 닫으라고 했다가, 기준을 알 수 없는 ‘임금님 멋대로’ 방역(을 비판했다)”며 “‘자영업자들 눈엔 코로나19가 아니라 정부가 재난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정치 방역에서 과학 방역으로, 즉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을 주먹구구식 기준에서 과학적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난지원금은 실제 재난을 당하신 분들에게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정부 주도 방역에서 국민 참여 방역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전날 고인이 운영하던 가게를 찾아 명복을 빌었다. 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고인의 영면을 기원한다”며 “맥줏집 사장님의 사망 소식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원 전 지사는 “숨지기 전 남은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려고 살고 있던 원룸을 빼고 모자란 돈은 지인들에게 빌렸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넘어 통탄스럽기까지 하다”며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했겠느냐”고 적었다.
그는 이어 “자영업자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K-방역이라며 자화자찬할 때, 자영업자는 생존의 절벽으로 내 몰렸다.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당하며 막다른 길에서 버티고 또 버티고 있다. 이들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인의 죽음을 헛되게 해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분들이 절규하고 있다”며 “‘위드 코로나’와 ‘자영업자 회생 프로젝트’가 긴급하게 필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코로나 사태 이후 영업 제한 조치 때문에 매출이 급감했는데 마지막까지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 살고 있던 원룸까지 뺐다는 보도에 더 가슴이 아프다”며 “제가 코로나 위기 초기부터 주장해왔지만 영업 제한 조치로 가장 심한 타격을 입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해 집중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난지원금을 80%를 주자, 88%를 주자, 90%를 주자, 100%를 주자를 둘러싸고 정부와 민주당이 표를 얻기 위해 벌이는 논쟁은 오늘 하루도 버티기 힘든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에게는 한가함을 넘어서 정말 너무 잔인하지 않느냐”며 “제발 지금이라도 선심성 전 국민 퍼주기를 중단하고 소상공인 자영업자, 저소득층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어려운 분들에게 국가 재정을 집중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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