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병을 앓는 9살 딸의 어려움을 널리 알리고자 미국에서 맨발로 ‘1200마일(약 1931km) 행진’을 하는 한 영국 아버지의 눈물겨운 부성애가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희소병인 ‘코넬리아 드 랑에 증후군(Cornelia de Lange syndrome)’을 앓고 있는 딸 하스티를 둔 크리스 브래니건(41) 영국 육군 소령이 해당 질병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는 자선단체인 ‘Hope for Hasti’를 위해 맨발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코넬리아 드 랑에 증후군(Cornelia de Lange syndrome)은 성장장애, 지적장애, 다모증, 골격과 외모의 이상 등이 나타나는 선천성 질환이다. 약 2만 명 중 한 명이 걸리는 희소병으로 크리스의 딸은 지난 2018년 진단받았다.
현재 이 질환에 대한 치료법은 없는 상황. 이 때문에 질환 연구에 대한 인지도와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자선단체인 ‘Hope for Hasti’를 시작했다고 크리스는 밝혔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그는 25kg에 달하는 캠핑용품들로 가득 찬 배낭 메고 ‘당신의 아이를 위해 얼마나 멀리 갈 건가요?’라는 글귀가 적힌 네온 티셔츠를 입은 채 맨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루에 20~30마일(32~48km) 정도 걷고 있다고 한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몸은 아프다고 말하지만 멈출 수 없어요”라며 “(하스티는) 이보다 더 험한 길을 걷게 될 것을 알기에 이렇게 해서라도 (이 질병에 대해) 널리 알려야 한다”라고 담담히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 정부가 이 질병에 관한 연구에 투자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질병을 앓고 있는 아이의 부모로서 당연한 조처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리스는 영국에서 진행한 700마일(약 1126km) 행진에 이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메인주 바하버에 있는 잭슨 연구소를 시작으로 노스 캐롤라이나주 잭슨빌에 있는 캠프 르준에 도착할 예정이다. 대략 1200마일(약 1931km)을 맨발로 걷는 것이다.
현재 그는 보스턴에 도착해 보스턴 어린이병원에서 머무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사연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그의 부성애에 감동하면서 자금 조달에 동참하고 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해당 자선 단체는 해당 질병을 연구하고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메인주 잭슨 연구소에 340만 달러(약 39억 원) 모금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모금은 영국에서 53만 1000달러(약 6억 원), 미국에서 약 6만 2524 달러(약 7343만 원)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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