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탈주범 父 “국밥 한 그릇 먹이고 자수시키겠습니다”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9월 27일 15시 35분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의정부교도소에서 수갑을 차고 달아났던 20대 남성이 도주 29시간여 만에 자수한 데는 아버지의 설득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탈주범 A 씨(25)는 지난 25일 오후 3시 33분경 의정부교도소 입감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던 중 수갑을 찬 채로 도주했다.

평상복 차림이었던 A 씨는 오른손을 수갑에서 빼낸 뒤 공사 현장에 있던 쇠붙이로 수갑을 파손했다. A 씨는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를 교도소 근처에 버린 뒤 택시와 전동자전거를 이용해 서울로 이동했다.

그동안 경찰은 25일부터 인력 150여 명을 동원해 밤새 수색 작업을 벌였고, 26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색 및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A 씨의 아버지 B 씨에게 아들이 찾아오면 자수하라고 설득해줄 것을 부탁했다. B 씨는 “형사님, 설렁탕 한 그릇 먹이고 자수시키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A 씨는 아버지 B 씨에게 “춥고 배고프다”며 연락해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 만났다. B 씨는 아들에게 설렁탕 한 그릇을 사준 뒤 차에 태워 주거지가 있는 하남경찰서로 데려가 자수시켰다.

앞서 택배기사와 일용직 등을 전전하던 A 씨는 지난해 11월 절도 혐의로 의정부지법에 기소됐다. 지난 7월 1심 선고 재판에 불출석한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됐고, A 씨가 지난달 주택가에서 금품을 훔친 혐의로 검거되면서 의정부지검으로 인계됐다. A 씨는 이외에도 여러 건의 절도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도주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실질심사는 28일 열릴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의 도주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의정부지검에 신병을 인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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