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논란으로 V리그 코트를 떠났던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가 그리스 이적 과정에서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을 거부한 대한민국배구협회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이재영·다영 자매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달 8일 배구협회에 ITC 발급 거부에 대해 항의하는 공문을 보냈다.
당시 그리스 여자배구팀 PAOK 테살로니키는 배구협회에 두 선수에 대한 ITC 발급을 요청했지만, 협회는 국내 선수의 해외 진출 자격 제한을 명시한 ‘선수 국제 이적에 관한 자체 규정’을 들어 이를 거부했다.
해당 규정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협회, 산하 연맹 등 배구 유관기관으로부터 징계처분을 받고 그 집행 기간이 만료되지 아니한 자, (성)폭력, 승부조작, 병역기피, 기타 불미스러운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야기했거나 배구계에 중대한 피해를 끼친 자의 해외 진출의 자격을 제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법무법인 측은 공문에서 “배구협회의 ITC 발급 거부는 두 선수의 학교폭력 논란에 따른 것이나 십수 년 전의 확인되지도 않은 일을 이유로 과도하게 불이익을 준 것은 부당하다”면서 “두 선수는 부당성을 밝히기 위해 법적 조치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배구협회는 다음날 공문을 통해 “관련 규정에 따라 국가대표 선발에서 제외한 것”이라면서 “두 선수가 학교폭력 논란 중에 스스로 시인해 소명이 불필요한 상황이라 관련 규정에 의거해 해외 이적에 동의할 수 없다”고 전했다.
배구협회는 끝까지 ITC 발급을 거부했지만 두 자매는 국제배구연맹(FIVB)에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FIVB는 지난달 29일 직권으로 둘의 ITC를 발급했다.
이로써 이재영·다영 자매는 그리스 취업비자를 받은 뒤 출국해 PAOK에 합류할 계획이다. PAOK와의 계약 기간은 1년이며 그리스 리그는 이달 9일 2021-2022시즌 막을 올린다.
두 사람은 지난 2월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배구계에서 퇴출당했다. 당시 둘의 소속팀이던 흥국생명은 2월 중순 두 선수에게 무기한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고, 6월 말에는 2021-2022시즌 선수 등록을 포기했다.
한편 황희 문체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두 자매의 추후 국내 복귀 가능성을 묻는 이채익 의원의 질의에 “(현재) 국내 복귀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도 “정부 입장에서는 선수 개인 신상에 대해서는 제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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