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한 간호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자신의 결혼식에 참석할 시간을 내지 못하자 ‘비대면’ 결혼식을 결정했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동료들은 그를 위해 성대한 화상 결혼식을 준비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 매체 베트남넷은 전날 호찌민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응우 디엡(24)의 특별한 결혼식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노이에서 일하던 디엡은 결혼을 두 달가량 앞두고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진 호찌민의 한 야전병원으로 파견을 오게 됐다. 결혼식이 다가왔지만, 호찌민의 코로나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디엡은 병원 업무가 바쁜 와중에 동료들을 두고 하노이로 건너가 결혼식을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신랑과 상의 끝에 자신은 호찌민에서, 신랑은 하노이에서 비대면 결혼식을 치르기로 했다. 디엡은 결혼식 시간에 맞춰 병원 창고에서 영상통화를 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우연히 이 사실을 알게된 동료들은 그녀의 화상 결혼식을 위해 베트남의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와 웨딩케이크, 꽃다발 등을 준비했다. 또 병원 회의실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했다. 주변 상인들은 의료진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꽃과 케이크를 무료 제공했다.
결혼식 당일, 디엡은 병원 동료들이 준비한 선물에 눈물을 쏟았다. 이날 결혼식은 하노이에 있는 신랑과 남딘 지역에 거주하는 신부 부모 등이 모두 온라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초록색 가운을 입은 의료진도 하객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디엡이 근무하는 호찌민 야전병원 부원장은 현지 매체에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신부는 밤낮없이 환자들을 위해 애쓰고 있다”면서 “신랑 신부가 어려움을 이겨낸 뒤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한다”고 전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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