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사태로 국내 V리그 코트를 밟지 못하게 돼 그리스로 떠난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현지에 도착해 환영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리스 여자프로배구 팀 PAOK 테살로니키는 17일 공식 SNS에 쌍둥이의 그리스 입성 소식을 알리며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마케도니아 공항에는 PAOK의 조지 포카치오티스 단장이 직접 마중 나와 이들을 환영했다.
구단의 환대에 이재영, 이다영은 밝은 미소로 답했다. 두 자매는 테살로니키의 화이트타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단장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앞서 이재영, 이다영 자매는 전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그리스로 출국했다. 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난 자매는 쏟아지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한마디만 해달라’는 요청에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남겼다.
두 자매는 전직 배구 국가대표 출신인 어머니 김경희 씨와 동행했다. 김 씨는 자매에게 “고개 숙이지 말고 걸어. 끝까지 정신 차려야 한다”고 외쳤다. 또 자매가 출국장을 빠져나간 뒤 취재진 앞에서 “누군가 우리 애들한테나 나에게 진실을 한 번 물어봤어야 했는데 그런 분이 없었다. 무슨 말씀을 드리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매는 출국 전 한 매체와 전화 통화에서 “해외 진출이 결정됐지만 마음이 무겁다”며 “과거 잘못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고, 배구 팬들과 학폭 피해자들에게 평생 사죄하고 반성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남편과 가정폭력을 둘러싼 진실 공방에 휩싸인 이다영은 “여자로서 숨기고 싶은 사생활”이라며 “부당하게 협박당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진실은 법이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재영, 이다영 자매는 학폭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소속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서 퇴출됐다. 사실상 국내 무대에 발을 들일 수 없게 되자 자매는 국외로 눈을 돌려 PAOK 입단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사회적 물의를 야기했거나 배구계에 중대한 피해를 끼친 자의 해외 진출 자격을 제한한다’는 협회 내 규정을 근거로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해주지 않았다.
이에 이들은 국제배구연맹(FIVB)을 통해 ITC를 발급받았고 이후 비자 발급 등 이적 절차를 밟아나갔다.
이 과정에서 이다영은 비밀 결혼을 했다가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다영의 남편 조모 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정 내 상습적 폭언과 폭행에 시달린 끝에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다영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진실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영, 이다영 자매는 그리스 구단 PAOK 테살로니키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이재영은 구단으로부터 보너스 등을 제외한 순수 연봉 6만 유로(약 8260만 원), 이다영은 3만 5000유로(약 4800만 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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