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병 사건’ 극단 선택 직원, ‘특수 상해’로 입건…사인 ‘약물중독’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10월 21일 14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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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한 회사에서 남녀 직원 2명이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신 뒤 의식을 잃고 쓰러진 가운데, 사건 다음 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같은 팀 직원을 경찰이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했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관악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직원 A 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20일 입건해 수사 중이다.

통상 사건 피의자가 사망했을 경우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처리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사건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밝히기 위해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8일 오후 2시경 서울 서초구의 한 풍력발전업체 사무실에서 남녀 직원 2명이 뚜껑이 열린 채 책상 위에 있던 생수병의 물을 마시고 호흡곤란을 호소하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들은 “물맛이 이상하다”는 말을 한 뒤 1시간 차이를 두고 차례로 쓰러졌다고 한다. 생수는 회사에서 대량으로 구매해 비치해둔 것이었다.

다행히 여성 직원은 금방 의식을 회복해 퇴원했으나 남성 직원은 아직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여성 직원은 퇴원 후 경찰에서 간단한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다음 날인 19일 무단결근했고, 경찰은 이날 오후 A 씨가 집에서 숨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A 씨 집에서는 여러 종류의 독성물질이 든 약병이 여러 개 있었으며 경찰이 확보한 A 씨의 휴대전화 2대 중 1대에는 독극물 관련 검색을 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는 따로 발견되지 않았지만 타살 흔적이 없어 경찰은 A 씨가 독극물을 마시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이날 A 씨에 대한 부검 결과 사인은 약물중독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소견이 나왔다. 경찰은 A 씨 집에서 발견된 약병 속 독성물질과 직원 2명이 마신 생수병 안에 있던 물질이 같은 것인지를 밝히기 위해 국과수에 분석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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