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유·무선 통신망이 25일 오전 11시 20분경부터 전국적인 규모의 통신 장애를 겪었다가 1시간 만에 복구됐다.
이날 오전 11시 58분까지 서울 등 전국지역 KT 유선(인터넷)과 무선(휴대폰) 가입자들은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 또한 KT 통신망을 이용해 운영하는 여러 대형 사이트들도 접속이 불가능해져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식당과 편의점 등은 신용카드 결제가 불가능했고 ‘배달의민족’ 등 배달 플랫폼도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한 자영업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하필이면 가장 중요한 점심시간에 먹통이 돼서 (손님) 10팀 넘게 놓쳤다”라며 “법인카드로 계산해야 하는 분들도 있고 ‘제로페이’ 등을 이용하시는 분들도 있어 현금결제 요구가 불가능했다. 요즘 누가 현금으로 계산을 하나”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통신사 KT를 이용하는 배달 라이더들도 콜을 받지 못해 피해를 입었다. 한 배달 라이더는 “가장 일을 많이 할 수 있을 때 콜을 받지 못해 피해가 막심하다”라고 말했다.
회사원 A 씨는 오랜만에 팀원들과 점심을 하다 카드 결제가 안 돼 당황했다. 그는 “포스기(POS·계산기)가 안 돼 가게 사장님이 나중에 따로 연락을 하겠다고 하시더라”며 “나 때문은 아니지만 기분이 찜찜한 채 가게를 나왔다”라고 했다.
피해 사례는 병원에서도 이어졌다. 서울의 한 임신부는 검진 차 병원을 찾았지만 병원의 KT 인터넷이 마비되면서 진료비 결제를 제때 하지 못해 처방약 수령이 늦어지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임신부 B 씨는 “임신 중이라 거동이 쉽지 않은데 카드 결제를 하고 처방전을 받기 위해 기약 없이 기다려야 했다”고 했다.
주식 투자를 하는 이들에게도 피해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홈트레이딩 시스템(HTS),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등이 먹통이 됐다는 민원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로 인해 서울 한강 이북 서부 지역에서 KT 유선전화, 인터넷, 휴대전화 등이 최대 몇 주 동안 불통된 바 있다. 당시 인터넷 전화, 결제 단말기, 은행 ATM 등이 작동을 멈췄다. 특히 주말에 사고가 터져 지하철 홍대입구역 등에서는 휴대폰 사용을 할 수 없었던 이들이 역내 공중전화를 이용하기 위해 긴 줄을 섰던 진풍경을 펼치기도 했다.
사건이 터지고 KT는 소상공인, KT 이용자에게 총 366억 원을 보상했다.
KT는 이날 오전 발생한 유·무선 인터넷망 마비의 원인에 대해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로 추정했으나, 면밀히 확인한 결과 네트워크 경로설정(라우팅) 오류로 원인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류 현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정상적으로 서비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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