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낳으면 버린다…극단적 ‘남아선호사상’ 인도, 신생아 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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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20일 2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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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구에 버려졌다가 기적적으로 생존한 인도 여아. 트위터 캡처
하수구에 버려졌다가 기적적으로 생존한 인도 여아. 트위터 캡처
인도 뭄바이에서 태어난 지 5일 만에 하수구에 버려진 여자아이가 구사일생으로 구조됐다. 인도에서는 극단적인 남아선호사상으로 딸이 태어나면 유기하는 등의 범죄가 끊이지 않으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시민의 신고로 출동한 뭄바이 경찰은 하수구에 버려진 여자아이를 구한 사실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제보자는 “동네 고양이들이 소란을 피워 이상함을 느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구조 이후 아이는 뭄바이 라자와디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았다. 병원 관계자들은 ‘’입원 당시 아이의 상태는 나쁘지 않았지만, 아이가 하수구에서 발견돼 걱정됐다. (다행히) 의사들은 즉시 아이를 치료했고 아이는 지난 17일 퇴원해 잘 지내고 있다‘”라고 밝혔다.

현재 아이는 퇴원 후 보호소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으며, 경찰은 생후 5일밖에 안 된 갓난아기가 어떻게 하수구에 유기됐는지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CNN은 이 사건과 관련해 인도 부모들은 딸을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남아선호사상이 뿌리 깊게 박혀있고, 여성에 대한 차별이 심한 사회적 현실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인도에서는 현재까지도 여아 유기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유엔인구기금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2013~2017년 사이에 인도에서 매년 46만여 명의 여아가 출생과 동시에 실종됐다. 이에 인도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5~2017년 기준 남성 인구 1000명당 여성 인구는 896명에 그친다.

인도에서는 시골을 중심으로 여아에 대한 불법 낙태가 횡행한다. 2019년 10월에는 인도 북부의 한 묘지에 산채로 묻힌 채 발견된 아이가 4일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우타르프라데시주 부다운에 사는 40대 남성이 “태아 성별을 확인하자”며 임신한 아내에게 흉기를 휘두른 일도 있었다.

최은영 동아닷컴 기자 cequalz8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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