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흉기 난동 사건’ 출동 경찰의 부실 대응 여파로 ‘여경 무용론’이 불거지면서 경찰 신고자가 “여경은 보내지 말아달라”고 요청하는 사례까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경찰이 배달의 민족이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블라인드’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로, 소속 회사 이메일을 통해 본인인증을 거쳐야만 게시판에 글을 작성할 수 있다. 작성자 A 씨의 직장명은 ‘경찰청’으로 나와 있다.
A 씨는 “(신고자가) 여경을 보내지 말아 달라고 한다. 이해는 간다만”이라고 짧게 적었다. 이어 댓글로 “우리 지구대에서 2시간 전에 발생했던 실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상황을 배달 앱 이용자들이 음식 주문할 때 요청사항을 적는 것에 빗대 ‘배달의 민족’이라고 표현했다.
A 씨의 글에는 “당연하다. 여경 오면 경찰 한 번 더 불러야 한다”, “여경 오면 경찰에 다시 전화해도 되냐”, “여경 오는 것 때문에 남경 2명은 서비스로 간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에 남녀 성별은 없다. 경찰을 현장에 보낼 때 성별을 고려해서 보내는 일은 절대 없다”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민들의 요구”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그런 요구가 들어오면 이유를 들어볼 수는 있지만, 여성 피해자의 보호 활동을 위한 지원 같은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성별을 고려해 출동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금 국민감정을 이해하고는 있다. 다만 현실적인 상황을 국민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인천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40대 남성이 층간소음 갈등으로 아래층에 사는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2명 중 빌라 안에 있던 여경이 ‘지원 요청’을 이유로 현장을 이탈하고, 밖에서 피해자와 대화를 나누던 남경도 빌라 안으로 들어가다가 여경과 함께 다시 밖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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