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학가의 한 미용실 점주가 우편함에 전단지를 넣은 할머니를 무릎을 꿇게 해 공분을 사고 있다.
27일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월 서대문구에 있는 미용실 점주 A 씨는 전단지 배포 아르바이트를 하던 70대 할머니가 가게 우편함에 전단지를 넣자 무릎을 꿇게 했다. 점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할머니를 일으켜 세우며 상황을 정리했다.
이 사실은 최근 한 유튜버가 사진을 공개하며 알려졌다. 유튜버에 따르면 A 씨는 전단지에 적힌 업체에 전화해 항의했고 업체는 사과를 했다. 하지만 A 씨는 할머니에게 직접 사과를 받겠다며 항의를 이어갔고 업체는 어쩔 수 없이 할머니에게 사과를 부탁했다.
유튜버는 “할머니는 자신의 손자뻘도 되지 않는 A 씨에게 무릎을 꿇는 굴욕적인 경험을 했다”며 A 씨가 할머니의 사과 모습을 촬영해 업체 사장에게 보낸 뒤 “사과받았습니다. 수고하세요”라고 문자까지 보냈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미용실 점주는 이날 블로그를 통해 “어머니를 무릎을 꿇린 것에 대해서는 입이 두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사과했다.
그는 “어머니께서 전단지를 돌리러 오셨는데 제가 돌리지 말라했다”며 “어머니께서 ‘얼굴 깐깐하게 생겼네’ 하면서 말씀하시길래 업체에 연락해 어머니 전화번호를 받아 미용실로 오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어머니께서 ‘내가 전단지를 돌려야 되니까, 사과했으니까 됐지? 간다’(라고 말씀하셨다)”라며 “제가 경찰에 연락해 정확하게 사과받고 싶어서 어머니 무릎을 꿇게 한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언행 행동으로 많은 분들께 분노를 사게 해서 정말 죄송하다”며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인정하고 반성하겠다”고 사과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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