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이 안치될 장지가 29일 발표된다고 노 전 대통령의 장녀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이 밝혔다.
노 관장은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아버지의 유산: 담요로 남으신 아빠’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제 아버지를 모실 곳도 찾은 것 같다”며 “내일(29일) 동생(노재헌 변호사)이 발표한다고 한다”고 밝혔다.
현재 노 전 대통령의 유해는 경기 파주시 검단사 무량수전에 임시 안치된 상태다. 그간 유족은 파주 통일동산 등지에 안장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노 전 대통령 측의 임재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은 “파주시 이외의 부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통일동산을 포함해 다른 부지를 놓고도 파주시와 협의 중”이라고 했었다.
노 관장은 노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담요 사진을 올리며 아버지를 추억하기도 했다. 노 관장은 “유산을 정리할 게 없어 좋다”며 “연희동 집 하나 달랑 있는데 동생에게 양보했다. 나는 대신 담요를 집어 왔다”고 했다.
노 관장이 소개한 담요에는 곰돌이가 그려져 있었다. 노 관장은 “(아버지가) 근 16년을 침대에 누워만 계셨는데, 이 곰돌이 담요도 내가 5년 이상 본 것 같다”며 “싸구려 담요인데 왜 이것만 덮어 드렸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 관장은 “집에 들고 오니 촌스러워 어디 둘 곳이 없어 고민하다가 내 서재 의자 덮개로 안착했다”며 “등이 따스하고 든든하다. 아빠가 지켜줄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노 관장은 아버지를 향해 “아빠, 이제 잠들 곳이 생겼네요. 아빠가 덮으시던 담요 이제 내 차지”라며 “내게 비록 담요 한 장 밖에 안 주셨지만, 아빠, 영원히 사랑하고 존경해요. 잘 자요, 아빠”라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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