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바퀴 밑에 몰래 숨어 영하 50도의 혹한을 견디고 과테말라에서 미국 마이애미로 밀항한 20대 남성이 미국 관세국경보호국(CBP)에 체포됐다.
27일(현지시간) CNN 등 복수의 외신은 여객기 착륙장치 내부에 몰래 숨어 있던 20대 과테말라 남성이 고도 9100~1만 2800m에서 영하 50도의 혹한, 산소 부족 등을 견디고 미국 땅을 밟았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국제공항에 착륙한 아메리칸항공 1182편 여객기 착륙장치에서 이날 오전 10시 6분경 미국 관세국경보호국(CBP)에 의해 발견됐다.
CBP대변인은 “착륙장치에서 도주를 시도한 26세 과테말라 남성을 체포했다”며 “응급의료팀이 환자 상태를 파악한 후 병원으로 이송해 의료 조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공항 관계자들의 도움으로 여객기에서 내린 남성은 긴장이 풀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관계자들은 이 남성에게 물을 건네주고 천으로 몸을 녹여줬다. 겉모습은 크게 다치지 않은 듯 보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남성이 목숨을 건진 건 기적에 가깝다. 일반적인 비행기 순항고도에서 외부의 온도는 영하 60도까지 내려간다.
전직 아메리칸항공 조종사 웨인 지스칼은 “비행기 착륙장치에 숨으면 보통 산소 부족이나 저체온증으로 의식을 잃는다”며 “자칫 착륙장치가 작동하게 되면 대부분 여객기 밖으로 추락해 사망한다”고 강조했다.
미 관세국경보호국(CBP)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항공기 착륙장치 내부와 같은 밀폐된 공간에 사람이 올라타는 행위는 극단적인 위험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1947년부터 올해 2월까지 129명이 밀항을 시도했으나 그중 78%인 100명이 사망했다.
앞서 지난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아프간 국적 자 640명을 태우고 출발한 미국 화물기의 착륙장치 내부에서는 바퀴에 몰래 탄 아프간 사람들의 시신이 발견됐다. 당시 뉴욕타임스(NYT)는 이들이 착륙장치에 으스러진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현재 해당 남성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 남성은 곧 당국의 감시 아래 구금돼 퇴거 조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이민 전문 변호사는 “이 남성은 국토안보부와 관계국경보호청에 의해 구금될 것”이라고 했다. 만약 그가 박해를 피하기 위해 도망친 난민이라면 인터뷰 기회는 얻을 수 있지만, 그 과정 동안 구금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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