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자신의 영입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이준석 대표를 비판했다.
이 교수는 29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 대표를 향해 “(제 영입에 대해) 명시적 반대를 언론에 발표하신 분도 계시더라”며 “(이 대표가) 페미니즘과 래디컬리즘(급진주의) 구분을 잘 못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급진주의는 여러 가지로 부작용이 있겠지만 제가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내용은 범죄 피해자의 피해를 무시하는 형사사법 제도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 피해자 중 여자들만 보호해달라는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연히도 강력범죄 피해자의 80%가 여성이다 보니 피해자 보호가 곧 여성의 보호 아니냐, 이렇게 간주하고 저를 공격할 수는 있겠지만 사실 저는 여성만 보호해 달라고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오해가 있으니 풀면 되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페미니즘은 여성이 자신의 독자적인 정체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이 교수의 선대위 영입을 여러 차례 반대해왔다. 대표적인 페미니스트로 꼽히는 이 교수 영입이 2030 남성의 표 결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전날 이 교수 임명이 강행되면서 당내 불거졌던 ‘이준석 패싱’ 논란이 가열됐고,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을 올려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한편 이 교수는 윤 후보가 무고죄 강화를 주장하며 “건강한 페미니즘”을 거론한 데 대해 “아마도 (윤 후보가)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도가 깊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연유로 사실 (선대위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무고죄가 입증된 부분에 대해서는 틀림없이 엄벌해야 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선량한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무고죄가 남용되는 것에 대한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과거 조카를 변호하면서 가해자의 ‘심신 미약’을 주장한 데 대해선 “제가 십수 년 동안 ‘만취해서 여자를 죽인다는 것은 받아들이면 안 되는 변론이고, 주장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 변론이) 그런 내용이라는 걸 지난주에 알게 돼서 경악했다. 그런 와중에 일요일(28일)에 (윤 후보 측에서) 최종 결정을 해 달라고 해서 (선대위 합류를) 결심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새가 날려면 왼쪽 날개 하나만으로 날 수가 없다. 오른쪽 날개도 있어야 한다”며 “(국민의힘 여성 정책의) 빈틈을 채워야겠다는 생각에 영입 제의를 수락했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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