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한 당무 거부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만난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2일 “이 대표는 이대로 가선 대선에 이길 수 없다는 위기감을 크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근 선대위 논란과 관련한 이 대표의 심경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위기감은 두 가지”라며 “첫 번째는 방향성, 두 번째는 인선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방향성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타깃팅이나 컨셉 없이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식, ‘모든 토끼를 잡겠다’라는 안철수식 선거전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2030 남성은 이준석이 붙잡고 있으니 이수정 교수를 데려오면 2030 여성도 잡을 수 있겠지 이런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2030 남성들이 왜 이 교수에 대해 비토 정서가 있는지 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4.7 재보궐 승리로 이끌었던 세대포위론이라든지, 중도확장이라든지 어떤 개혁적인 변화의 모습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방향성이 있는지 굉장히 불만 내지는 위기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인선에 대해서는 “과연 현재 인선이 신속하고 정확한 선거 캠페인을 하기에 적절한가. 소위 말하는 파리떼나 하이에나 같은 분들이 후보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총괄선대위원장 인선과 별도의 문제인지 묻자 “그렇기도 하다”면서도 “사실 김종인 총괄이 불발된 것에 관해서도 굉장히 불만이 있었다”고 했다.
또 “특히 요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익명 인터뷰를 통해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선거전을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에 대해서도 굉장한 위기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상경 가능성에 대해서는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위기감이 해결되지 않는 한 빈손으로 올라갈 생각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대표와 후보 당 전체가 같이 잘해나갈 수 있을 정도의 조건들이 관철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오는 6일로 예정된 선대위 발족식의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그런 명시적인 얘기를 하지 않았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빈손으로 올라갈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며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잠행을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는 이날 제주도를 방문해 오임종 4·3 유족회 회장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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