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명칭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이미 미국에 상륙해 있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5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미 미네소타주(州)의 첫 오미크론 감염자로 확인된 피터 맥긴(30)이 지난달 23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미크론’ 이름을 짓고 ‘우려변이’로 정한 지난달 26일보다도 사흘이나 앞선 시점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WHO에 오미크론 변이를 보고한 24일보다 하루 앞서기도 했다.
다만 맥긴은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거쳐 그가 오미크론 감염자로 확인된 것은 그로부터 1주일도 넘은 시점이었다.
의료 분석가이자 일본 애니메이션인 ‘아니메’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맥긴은 지난달 19∼21일 뉴욕에서 열린 ‘아니메 NYC 2021’ 행사에 다녀온 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 행사에 참석한 그의 많은 지인들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됐다. 맥긴은 당시 행사뿐만 아니라 인근 술집, 공용 숙소, 노래방 등 여러 곳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긴은 “나는 사실상 (오미크론의) 최초 감염자인 셈”이라며 자신이 어떻게 감염됐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했다.
감염자 소식에 뉴욕시 보건당국은 이 행사의 참석자 수만 명에게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를 보내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촉구했다. 다만 아직은 이 행사에서 오미크론 전파 사례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이 행사가 오미크론의 슈퍼 전파자 행사가 됐는지, 또 맥긴이 이 행사에서 오미크론에 걸린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맥긴이 이 행사에서 어울렸다고 기억한 사람 30명 중 약 절반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현재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추적관리하기엔 다소 어려운 상황이다.
컬럼비아대학의 전염병 학자 와파 엘-사더 박사는 “참석자 5만3000명과 개별적으로 전화 인터뷰를 할 필요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상황에서 접촉자 추적을 하는 현실적 방법은 모든 사람이 자신을 긴밀한 접촉자로 여기는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례로 인해 코로나바이러스가 또다시 보건 당국의 대응을 앞지른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오미크론이 상륙한 지 두 달 만에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5일 CNN은 존슨홉킨스 대학의 데이터를 인용, 4일(현지시간) 기준 미국의 지난 일주일간 평균 확진자가 지난 10월 초 이후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겼다고 보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