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2억 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이 사망하자 과거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시절 그에게서 사퇴 압력을 받은 황무성 전 사장이 “죽을 사람 아니다”라며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황 전 사장은 10일 유 전 본부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정도는 아니지 않나”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모든 걸 다 저질러 놓고도 내가 뭘 잘못했냐는 사람도 있는데, 자기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죽나”며 “그 사람은 시키는 대로 한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이 유 전 본부장이 자신에게 사퇴를 강요한 일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은 유동규 밑에서 계속 일해왔다”라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지시였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는 최근 유 전 본부장과 연락을 해봤느냐는 물음에 “안 했다”며 “죽을 정도였으면 나한테 무슨 이야기라도 남겼을 텐데 아무런 메시지를 남기지 않았다”고 전했다.
황 전 사장은 올해 10월 유 전 본부장과 대화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유 전 본부장이 2015년 2월 6일 황 씨에게 “공적이 있고 그런 사람도 1년 반, 1년 있다가 다 갔다”며 “사장님이 너무 순진하세요”라고 사퇴를 종용하는 발언을 했다.
검찰과 동시에 대장동 개발 의혹 수사에 착수한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달 11일 유 전 본부장을 불러 황 씨에게 사퇴를 종용한 경위에 대해 조사했다. 이후 검찰과 경찰이 중복 수사를 막기 위해 대장동 사건을 검찰이 맡기로 협의함에 따라 유 전 본부장 관련 사건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에서 해왔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7시 40분 고양시 한 아파트단지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은 전날 유 전 본부장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포천도시공사 사장인 그는 전날 사직서를 비서실 직원에게 맡기고 퇴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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