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김치’ 먹은 병사들…출퇴근 간부는 신청없이 초과 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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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14일 1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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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뉴스1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뉴스1
군 부대에서 연일 부실급식 제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 초 하루 평균 475명의 영외 거주 육군 간부가 사전 신청 없이 영내 급식을 이용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이 14일 발표한 ‘육군본부 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출퇴근 간부는 영내 급식 이용 시 사전신청을 해야 하지만 지난해 1월1일부터 올해 5월31일까지 육군 11개 사단에서 하루 평균 간부 475명이 영내 급식을 사전 신청 없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이용한 영내 급식 수는 총 73만3835끼에 이른다.

보고서에 따르면 육군 모 사단에서는 하루 평균 간부 329명이 사전 신청 없이 51만399끼의 영내 급식을 이용해 해당 끼니 수만큼 식재료가 병사들에게 덜 지급됐으며 급식비 공제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육군 모 사단 사령부는 지난 6월 9일 점심 식사 재료인 조기 튀김, 어묵 등을 실제 간부 식사 인원인 100인분보다 과다 조리하고 배식해 병사 급식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했다.

또한 식재료비 관리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급식 인원보다 많거나 적게 식재료비를 신청해도 사후에 이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결국 지휘관의 관심도에 따라 급식의 질이 달라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9~2020년 부대별 식재료비의 월간 적자·흑자 비율을 확인한 결과, 육군의 ‘급식운영 지침’상 기준인 ‘±10%’를 초과하지 않은 급식편성부대는 2019년 555개 부대 중 16개, 2020년 506개 중 3개 부대뿐이었다. 예산에 맞춰 급식을 운영하는 부대는 극히 소수에 불과한 것이다.

반면 해당 기준을 7회 이상 초과한 부대는 2019년 173개, 2020년 247개로 집계됐다. 모 부대의 경우 2019년 36.7%의 식재료비를 더 받았으며, 모 부대에서는 1인당 부식비가 어떤 달에는 4106원, 다른 달에는 10418원으로 편차가 크게 벌어진 사례가 적발됐다.

하지만 감사원에 따르면 이를 관리해야 하는 육군본부와 급양대(급식 지원부대)는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급양대는 청구·결산병력 입력 적정성을 확인하거나 월별 적자·흑자에 대한 사후 지도·감독할 권한이 없어 부대별 결산자료 취합만 하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부실급식 문제는) 지휘관의 관심과 식재료비 청구 담당자의 업무 역량 차이가 주요 원인”이라며 “영내 급식을 이용한 영외자(간부)에 대해 정당한 금액만큼 급식비 공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고 일부 영외자에 대해서는 오히려 급식비가 부당하게 지급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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