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멸공’(공산주의자를 멸한다) 논란을 촉발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1일 북한의 도발에 반응했다.
정 부회장은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이날 오전 7시 27분경 북한이 내륙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는 소식을 공유하며 “○○”이라고 적었다.
게시물을 접한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은 정 부회장의 최근 논란을 언급하며 ‘○○’ 안에 들어갈 단어를 멸공으로 추정했다.
정 부회장은 이달 6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라고 적으며 멸공이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인스타그램 측은 해당 게시물을 폭력, 선동 등을 이유로 삭제했다가 정 부회장의 항의 이후 게시물이 시스템 오류로 삭제됐다며 글을 복구했다.
이후 정치권에서 ‘멸공 챌린지’가 확산됐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이마트 매장을 찾아 ‘멸공’을 연상시키는 멸치와 콩을 구입했고, 나경원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마트에서 장 보는 사진을 여러 장 올렸다.
반면 일부 여권 인사들은 신세계그룹 계열사 불매운동을 주장했다. 현근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SNS에 “앞으로 스타벅스 커피는 마시지 않겠다”고 썼다.
정 부회장의 행보가 정계 입문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오자 정 부회장은 10일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사업하는 집에 태어나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이라며 “진로 고민 없으니까 정치 운운 마시라”고 했다.
멸공을 외친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쟤(북한)들이 미사일 날리고 핵무기로 겁주는 데 안전이 어디 있냐?”라며 “사업하면서 얘네 때문에 외국에서 돈 빌릴 때 이자도 더 줘야 하고 미사일 쏘면 투자도 다 빠져나가더라. 당해봤나?”라고 했다.
정 부회장은 이어 “군대 안 갔다 오고 한국전쟁 안 겪었으면 주둥이 놀리지 말라는데 그럼 ‘요리사 자격증 없으면 닥치고 드세요’ 이런 뜻인가”라며 “내가 직접 위협을 당하고 손해를 보는 당사자로서 당연한 말을 하는데 더 이상 어떤 자격이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멸공은 누구한테는 정치지만 나한테는 현실”이라며 “왜 코리아 디스카운팅을 당하는지 아는 사람들은 나한테 뭐라고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사업가는 사업을 하고, 정치인은 정치를 하면 된다. 나는 사업가로서, 그리고 내가 사는 나라에 언제 미사일이 날아올지 모르는 불안한 매일을 맞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느끼는 당연한 마음을 얘기한 것”이라며 “내 일상의 언어가 정치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까지 계산하는 감이 사업가의 자질이라면 함양하겠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그룹 계열사 불매운동 이미지를 공유하며 “업무에 참고하시길 바란다”고 적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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