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비싼 외제차 운전자가 등교 시간대에 ‘새치기’를 하려다 차량 진입을 막은 60대 학교 경비원을 밀어붙이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와 CNA 방송 등 복수의 외신은 60대 학교 경비원을 차량으로 밀어붙인 61세 벤틀리 운전자가 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한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당시 모습을 찍은 영상에서는 학교 경비원이 흰색 벤틀리 차량 앞을 막아서고 있고, 다른 학교 직원은 조수석에 타고 있던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차량 주인은 조수석 쪽에서 내린 동행자가 학교 직원과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도 앞에 있던 경비원을 차로 밀어냈다. 이에 경비원은 차량 앞 범퍼에 수차례 부딪힌 듯 자신의 무릎에 손을 올려 확인했다.
이 사건 이후 경비직노조(USE)는 경비원인 네오 아 왓 씨(62)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벤틀리 차량 운전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USE는 이번 사건에 대해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네오 씨가 오른쪽 무릎이 아파 병원 검사를 받은 결과 사흘간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네오 씨는 현재 집에서 회복 중이다.
레미언드 친 USE 사무장은 해당 사건은 오전 7시30분경에 발생했으며, 이 시간은 부모들이 차량에 아이들을 태우고 와 학교에 내려주는 분주한 시간대라고 설명했다.
사무장은 문제의 벤틀리 차량은 학교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출입증이 있었지만, 기다리던 다른 차들 앞으로 끼어들기를 하고 교통을 교란해 이를 직원이 저지한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영상에서는 이 벤틀리 챠량이 학교 안으로 들어가려는 차들이 줄지어 있는 차선이 아닌 옆 차선으로 주행하다 입구가 아닌 출구 쪽을 통해 학교 안으로 들어가려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포착됐다.
데스먼드 탄 내무부장관은 “네오 씨가 학교의 안전을 위해 움직이는 차량 앞에서 임무를 충실히 이행했다”면서 “안전을 담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비원들을 향한 폭력적 행위는 용인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찬춘싱 싱가폴 교육부장관도 SNS에 “해당 사실을 확인하고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학교와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키려는 이들에게 가해진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편, 현지에서는 이번 사건이 싱가포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부유층 갑질 사건’ 중 하나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이다. 특히 해당 사건은 지난해 말 민간경비업 법이 개정돼 민간 경비원들에 대한 신체 또는 언어폭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뒤 발생했다는 점에서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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