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녹취록을 처음 제보했던 이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글을 남긴지 한 달 여 만에 사망한 것이다. 이 씨는 이 후보 관련 추가 의혹 제기를 준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서울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35분경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이미 부패가 진행된 이 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 씨는 최근까지도 이 후보에 관해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꾸준히 게재해왔다. 다만 지난 7일 오후 3시 13분에 게재된 이 후보 비방글을 끝으로 더이상 게시물은 올라오지 않았다.
이 씨는 지난달 10일에는 “이생은 비록 망했지만, 전 딸·아들 결혼하는 거 볼 때까지는 절대로 극단적 선택할 생각이 없습니다”라고 작성한 바 있다. 이는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사망한 날 올린 글이다.
이 씨는 2018년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을 당시 변론을 맡았던 이모 변호사에게 수임료 3억 원 외에 상장사 주식 20억여 원 상당을 줬고, 이를 이 후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대신 내줬다는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인물이다.
한 시민단체는 이 씨의 제보를 바탕으로 “이 후보가 이 같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 거짓 해명을 했다”며 지난해 10월 이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사건을 맡은 수원지검은 관련자들 소환조사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 씨는 제보 이후에도 시민단체와 함께 활동하며 이 후보 관련 추가 의혹 제기를 준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씨의 가족은 최근 이 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경찰의 신고했고, 모텔에서 숨진 그를 발견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부검을 결정했다.
민주당 “李 후보와 관계 없어…정치적 공세 자제하라”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이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된 데 대해 “이 후보는 고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을 밝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비 대납 의혹 폭로자 사망’ 소식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실체적 진실이 가려지기 전까지 고인은 ‘대납 녹취 조작 의혹’의 당사자”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고인의 사망과 관련해 마치 기다렸다는 듯 마타도어성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그 어떤 정치적 공세도 자제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 씨 사망과 관련해 “왜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자꾸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이 후보가 이분에 대해서는 어떤 말씀을 하실지 기대도 안 한다”고 했다. 홍준표 의원은 “우연 치고는 참 기이한 우연의 연속”이라며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조폭 연계 연쇄 죽음은 아닌지 이번에는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무서운 세상이 되어 간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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