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원·오산 등 경기 남부지역 시민들이 떼까마귀의 출몰로 불편을 겪고 있다. 떼까마귀가 배설물로 거리를 더럽히고 행인을 놀라게 하기 때문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매일 떼까마귀가 출몰하는 곳을 모니터링해 배설물을 청소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동아닷컴과 통화에서 “떼까마귀는 보통 11월부터 2월 말~3월 초까지 활동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 간 떼까마귀는 겨울이 오면 수원·안산·화성·오산시 등지에서 잇따라 출몰했다. 낮에는 논밭에서, 밤에는 도심에서 포착되는 경우가 많았다. 떼까마귀가 낮엔 논밭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밤엔 맹금류를 피해 도심을 찾기 때문이다.
시민이 제보한 사진을 보면, 떼까마귀는 전깃줄에 빼곡히 자리를 틀었다. 거리와 차량들은 떼까마귀의 배설물로 더럽혀졌다.
네이버 사용자 이모****은 카페 ‘오산맘들의 행복한 공간’에 “오산역 근처에서 떼까마귀가 일렬로 앉아 있는 것을 보는데, 머리 위로 배설물이 떨어질까 봐 무섭고 조마조마 했다”며 “없던 조류공포증도 생길 기세”라고 적었다.
네이버 사용자 바다****은 같은 카페에 “산책을 못할 정도로 예민해졌다. 앞으로 우산을 쓰고 마음 편하게 다녀야 할까 보다”라고 했고, 네이버 사용자 김여****은 “배설물 테러를 당한 차가 지나가는데, 제 마음이 아프더라”고 썼다.
네이버 사용자 사랑****은 카페 ‘수원맘모여라’에 “권선구 탑동 사거리 전기줄에 온통 까마귀”라고 했고, 네이버 사용자 제우*****는 ‘화성에 반하다’에 “걷다가 비오는 소리를 들었는데, 떼까마귀의 배설물 소리였다”고 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 서울대학교, 서울대 환경대학원 생태계획연구실 등은 떼까마귀가 출현하는 시간과 장소 등 정보를 수집해 데이터베이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떼까마귀 목격자가 데이터 수집 플랫폼인 ‘캐다’ 앱에 수원·화성·안산시 일원에 나타난 떼까마귀 사진을 찍어 올리면 사진 1장당 500포인트(500원)를 지급받게 된다. 포인트는 현금으로 환전해 사용할 수 있으며, 제보 기간은 3월 1일까지다.
수원시 관계자는 “시민들과 함께 수집한 정보로 떼까마귀의 이동 경로를 파악해 떼까마귀 퇴치, 배설물 청소에 활용할 것”이라며 “시민 여러분의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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