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 성향 역사학자 전우용 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욕설 논란’을 옹호하기 위해 전쟁에 나서기 전 처자식을 죽인 계백장군을 빗댔다.
전 씨는 26일 이 후보의 소통 앱인 ‘이재명 플러스’에 ‘대의멸친(大義滅親)의 도덕성과 이재명’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올렸다.
그는 “옛날 옛적, 어떤 남자가 칼로 자기 부인과 자식들을 모두 죽였다. 천륜(天倫)으로 맺어진 관계가 가족이니, 이보다 더한 패륜은 없다. 하지만 한걸음 물러나 전후 맥락까지 살펴보면 이 ‘사건’의 의미와 성격이 달라진다. ‘어떤 남자’는 계백이다. 그는 신라-당나라 연합군에 맞서 싸우러 나가기 전에, 자기가 이길 수 없으리라 예상하고 이 ‘사건’을 저질렀다”고 썼다.
이어 “오늘날 이 행위가 마땅했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으나, 그래도 그를 ‘패륜범’으로 매도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그의 이 행위는 오랜 세월동안 ‘대의멸친(大義滅親)’의 모범으로 인정됐다”고 적었다.
또 “자기 가족이 고난을 겪으리라는 걸 잘 알면서도 국외로 망명하거나 의거를 행한 독립운동가들도 세속의 시선으로 보면 ‘패륜아’일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그런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기초로 건립된 나라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자기가 망신당하고 평생 이 일로 고통받더라도, 친인척의 시정 개입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결론내리고 그대로 처신했다. 이 일의 전후 맥락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욕설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그를 비난하지만, 그의 처신이야말로 모든 공직자의 모범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의멸친, 멸사봉공, 선공후사의 정신을 몸소 실천해 온 사람이 이재명이다. 그를 ‘국민의 대표’로 선택해야만, 선진국에 진입한 우리나라가 ‘태평성대’를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 씨의 이 같은 주장에 해당 앱에서는 “동의한다”는 댓글이 이어졌지만, 다른 소셜미디어에서는 “이재명이 나라를 구하려 쌍욕했냐”, “역사학자가 이재명 감싸려 계백장군을 끌어들이냐”는 비난이 나왔다. 목숨을 건 전쟁에 나서기 전, 처와 자식이 상대 나라에 끌려가 치욕을 당하느니 죽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린 계백의 결단에 빗댈 수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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