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 졸속 이전이 낳을 혼선과 부작용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용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용산 국방부 청사가 과연 국민 소통을 위한 적합한 장소인지 대단히 의문스럽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국가적으로 중차대한 사안을, 아무런 국민적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게 맞나”라고 반문하면서 “윤 당선인은 제왕적 권력을 내려놓겠다는데 이것이야말로 제왕적 행태가 아닌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정 최고 컨트롤 타워인 청와대와 안보 컨트롤 타워인 국방부가 50일 내에 이전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매우 의문”이라며 “시간에 쫓겨 졸속 추진될 수밖에 없는 이전 과정에서 국정 혼란, 안보 공백이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아울러 “선제타격, 사드 추가 배치 등 힘을 바탕으로 한 안보를 역설해온 윤 당선자가 안보 문제를 이렇게 등한시하는 것은 매우 이율배반적”이라며 “1조 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비용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명이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고 수석대변인은 “무엇보다 이러는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없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과 소통하는 청와대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음을 망각한 것 같다”면서 “청와대 이전은 결코 시간에 쫓기듯 추진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우원식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윤 당선자의 청와대 국방부 청사 이전 발표는 국민과 좀 더 소통하겠다는 애초 취지와 가장 먼 결정”이라면서 “소통은 경청에서 비롯됨에도 수많은 국민의 반대도 깡그리 무시했다. ‘당선되면 소상공인 50조’ 약속은 어디 가고 자기 살 집 보러 다니는 당선인을 보면서 소상공인들도 황망해한다”고 했다.
우 의원은 “청와대가 윤 당선인 5년만 쓰고 버릴 집인가. 앞으로 새로 선출되는 대통령마다 자기 취향대로 옮기겠다고 나오면 어쩌겠다는 말이냐”면서 “취임도 안 한 당선자 신분으로 대한민국 국방부부터 선제타격 할 줄은 어떤 국민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약속한 광화문 청사로의 이전이 어렵다면 청와대 담장을 허물고 좀 더 폭넓게 국민에게 개방한다고 했다면 민주당부터 환영했을 것”이라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 신중하게 검토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민 혼란을 부추기는 이전 강행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민 의원도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이라는) 대선 공약의 첫 번째 파기이고, 공약 자체가 졸속 부실하게 만들어졌음을 자인한 꼴”이라면서 “용산 국방부로 이전 결정 또한 졸속 부실한 결정이면서 매우 잘못된 결정이다. 앞으로의 국정 운영을 보는 듯하다. 너무 걱정”이라고 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