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년 9개월 만에 마주 앉았다. 대선 후 19일 만이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28일 오후 5시59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나 만찬을 겸한 회동을 시작했다.
대선 후 19일 만으로, 역대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사이의 첫 회동으로는 가장 늦은 만남이다.
이전까지는 2007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 2012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 간 9일 만의 회동이 가장 늦은 만남이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대면은 지난 2021년 6월 반부패정책협의회 참석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당선인은 야당의 당선인 신분으로 문 대통령과 재회하게 됐다.
이번 회동에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탁현민 의전비서관, 신지연 1부속비서관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58분경 여민1관 앞에 먼저 도착해 윤 당선인을 기다렸고, 1분쯤 뒤에 윤 당선인을 태운 차량이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을 조우하며 악수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감색 양복에 청색 사선 줄무늬 넥타이를 맸고, 윤 당선인은 짙은 감색 양복에 분홍색 무늬 없는 넥타이를 맨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은 상춘재 오른편을 가리키며 “저기 매화꽃이 폈습니다”라고 말했고, 윤 당선인은 “네 정말 아름답습니다”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상춘재 현판을 가리키며 “아마 항상 봄과 같이 국민들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고, 윤 당선인은 “네, 아유 정말”이라고 긍정했다.
문 대통령은 또 상춘재 건물에 대해 “청와대에는 한옥 건물이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상징적인 건물이다. 여러 행사에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찬은 오후 6시 3분경부터 시작됐다. 만찬에는 ▲계절 해산물 냉채(주꾸미·새조개·전복) ▲해송 잣죽 ▲한우갈비와 더운채소 ▲금태구이와 생절이 ▲봄나물비빕밥 ▲모시조개 섬초 된장국 ▲과일, 수정과 배추김치, 오이소박이, 탕평채, 더덕구이가 올랐다. 반주는 레드와인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대화는 별도의 의제 없이 다양한 이야기가 허심탄회하게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윤 당선인은 기자들과 만나 “특별히 의제를 정하지 않았다”면서 “민생, 안보 현안 같은 이야기는 나올 순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대책, 추가경정예산 편성 방안, 인사권 문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및 핵 실험 관련 동향, 우크라이나 전쟁,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도 관심이다.
당초 배석자 없는 단독 회동을 추진했다가 양측 비서실장을 배석자로 포함시킨 것이 원활한 소통을 위한 선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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