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9일 진행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의 연이은 실수가 웃음거리가 됐다. 기업의 이름을 후보자의 딸로, 이모 교수를 이모로 해석하면서 나온 실수다. 청문회를 지켜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청문회가 아니라 개그 콘테스트를 보는 듯”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의 완패”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이날 오후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한 후보자 딸이 복지관에 노트북을 기부한 것과 관련해 “확인해보니 물품을 지급했다는 기증자가 한 아무개로 나왔다. 후보자 따님의 인터뷰 내용은 ‘사회 공헌 부서에다가 연락했다’는 것인데, 회사 측은 ‘사회 공헌 부서는 없다, 남은 물품을 기증한 것이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자는 이에 대해 “아까 ‘한OO’이라고 된 건 ‘한국쓰리엠’ 같다. 영리 법인이라고 돼 있지 않느냐”라며 “제 딸 이름이 영리 법인일 순 없죠”라고 했다. 그는 재차 “영수증이 한국쓰리엠으로 돼 있다”며 “다시 확인해보시라”고 말했다. 이에 최 의원은 자료를 얼굴에 가까이 가져다 댄 뒤 안경을 들어올려 글자를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이모 교수를 ‘이모’로 착각하면서 실수가 나왔다. “한 후보자의 딸이 공학 실험 관련 논문을 1저자로 이모하고 같이 썼다”고 말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제 딸이요?”라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챙겨보는 아빠가 아니라 모르는데 이모와 같이 논문을 썼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본다. 이모랑 했다는 걸 (무엇인지) 좀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김 의원이 질의한 논문은 한 후보자의 처가 쪽 조카가 외숙모인 이모 교수와 쓴 것을 한 후보자의 딸이 이모와 쓴 것이라고 잘못 질의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도 마이크가 꺼진 뒤 “이모가 썼다는 논문은 같이 쓴 게 아닌 것으로”라며 잘못 이야기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후보자 딸의 봉사활동과 관련해 “따님이 2만 시간이 넘는 봉사활동을 했다고 돼 있다. 2만 시간이면 하루에 10시간 잡고 2000일 아니냐. 5년간 매일 10시간 봉사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 후보자에) 내역을 내라고 했는데 후보자가 전혀 제출하지 않는다”고 호통을 쳤다.
한 후보자는 이에 대해 “의원님, 본인이 아니고 ‘her organization(단체)’이라고 돼 있지 않느냐. (개인인의 봉사활동 시간이 아닌) 단체가 했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한 후보자의 말에 “organization 자료를 내라고 한 것”이라며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한 후보자의 청문회와 관련한 게시글을 연달아 게재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은 자료 제출 빼고는 할 말이 없나? 이럴거면 그냥 집어치워라”면서 “민주당에서 청문회를 사보타주한다. 후보자에 말할 기회를 주지 않기로 짜고나온 듯”이라고 했다. 또 “이모 교수를 이모로 해석하는 김남국 의원의 창의성”이라며 “이참에 극단 차려 대학로로 진출해보심이”라고도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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