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깍듯이 모셨다. 전임 대통령인 문재인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박 전 대통령에게도 똑같이 예의를 갖춰 환송한 것이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뒤 전임 대통령을 배웅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눈 뒤 앞장 서 문 전 대통령 내외를 배웅했다. 김 여사는 뒤따라 박 전 대통령을 모셨다. 김 여사는 왼손을 박 전 대통령의 팔꿈치 쪽에 대고, 오른손으로 단상 아래쪽을 가리키며 길을 안내했다.
윤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을 환송한 뒤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박 전 대통령과 김 여사 쪽으로 다가갔다.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에게 두 차례 고개를 숙인 뒤 먼저 두 손을 내밀어 박 전 대통령의 손을 잡고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옆에 있던 김 여사도 박 전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허리 숙여 인사했다.
윤 대통령 내외의 인사를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차량 뒷좌석에 탑승했다. 윤 대통령 내외는 차량이 떠날 때까지 지켜보다가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인사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보라색 재킷, 회색 바지 차림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취임식에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미소 띤 얼굴로 박수를 치며 윤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다.
윤 대통령은 2016년 12월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으로 임명돼 한때 박 전 대통령과 대척점에 섰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 50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지 않나”라며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갖고 있는 미안한 마음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윤 대통령의 친필 친전과 취임식 초청장을 전달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분가량 이어진 회동에서 “박주선 취임준비위원장께서 먼 길을 찾아오시고, 친필로 초청 의사를 밝혀주셔서 감사하다”며 취임식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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