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한 혐의로 지난해 대법원에서 징역 42년을 확정받은 ‘박사방’ 사건 주범 조주빈(26)이 키를 6㎝가량 키우는 사지 연장술을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채널A 범죄다큐 ‘블랙’에 따르면 조주빈은 외모 콤플렉스 등으로 범죄를 저지르기 전 164㎝였던 키를 더 크게 만들기 위해 사지 연장술을 받았다. 이는 조주빈의 학창 시절 동기라고 주장하던 이의 증언에서도 나왔던 내용이다.
조금씩 다리를 늘려 키가 커지도록 하는 이 수술은 부작용의 위험이 클 뿐 아니라 통증도 심하다. 그러나 조주빈은 경제적 부담과 부작용을 무릅쓰고 수술대에 올랐다. 심지어 아버지의 임플란트 비용으로 수술을 감행했다. 이 수술로 조주빈의 키는 170㎝가 됐다.
조주빈은 10개월에 달하는 수술 회복 기간 중 보안성이 높은 텔레그램을 접하고 첫 범죄를 저지를 결심을 했다. 스토리텔러 장진 감독은 방송에서 “이 사지 연장술이 범죄의 시작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조주빈은 입원해있는 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총기와 마약을 판매한다는 글을 997건 올린 뒤 12명을 유인해 866만 원을 편취했다.
이때 N번방을 접하게 된 조주빈은 앞서 12명을 유인한 방법들을 토대로 불법 영상물을 텔레그램에 올려 돈을 벌 생각을 하게 된다.
실제 그는 온라인에서 여성들을 협박해 불법 성 착취 영상을 제작한 뒤 이를 돈을 받고 판매했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었다.
조주빈은 여성 피해자들의 신분증과 통장 등 획득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피해자들이 자신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도록 협박했다. 그는 피해자들을 ‘노예’라고 부르며 성 착취 영상물마다 새끼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시그니처 포즈’를 취하게 했다.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는 “노예는 말도 안 되게 폭력적인 단어”라며 “(조주빈이) 실제로 채팅방 참여자들에겐 ‘이 노예는 약점이 잡혔으니 절대 신고하지 못한다, 얼마든지 당신의 성적 환상을 쏟아내도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조주빈의 이 같은 행동들에 대해 “인정 욕구가 동기였을 것 같다”며 “피해자를 통제하며 우월 의식을 느꼈고, 자신의 행동을 범죄가 아니라 어떤 새로운 문화 창출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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