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당초 주먹을 흔들며 제창하려 했다는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행사 전 광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기존 방식대로 주먹을 쥐고 흔들며 투쟁하는 듯한 모습으로 제창하겠다고 미리 언급했다고 한다. 다만 정작 행사장 사회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손에 손잡고 손을 흔들어주세요”라고 말하면서 불발에 그쳤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연의 뒷얘기를 전했다.
하 의원은 “윤 대통령하고 장관들 다 같이 기차 타고 (광주에) 같이 내려갔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이게(주먹) 한 쌍이지 않나. 그래서 이거 할 거냐 다들 궁금해하는데 윤 대통령이 한다는 거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행사 시작하기 전 나도 판단이 잘 안 섰다. ‘대통령이 이걸 하는 게 맞나’, ‘한다는 데 내버려두자’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그런데 마지막에 노래가 나오는데 사회자가 ‘서로 손에 손잡고, 손을 흔들어주세요’ 이러는 거다”라며 “그래서 아마 대통령이 당황하지 않았을까. 자기는 주먹을 아래, 위로 흔들 준비를 하고 있는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웃긴 게, 대통령인데 사회자가 얘기하니까 안 할 수가 없지 않나”라며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처음에는 상당수가 손에 손잡고 시작했다. 그랬는데 영 어색하다며 ‘나 이거 안 해’ 해서 (주먹을 흔들며 불렀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굳이 이야기하는 이유는 대통령이 이렇게 주먹을 위, 아래로 흔들더라도 우리는 5·18을 존중하고 광주시민과 함께하자는 국민통합 차원”이라며 “그러니까 잘 이해해 주시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어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5·18 기념식 말미에 5·18 유가족의 손을 맞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끝까지 제창했다. 보수 진영 대통령으로는 최초다. 5·18 기념식에 당정과 대통령실이 총출동한 것은 보수 정부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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