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대국민 사과’를 두고 두 수장인 박 위원장과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정면충돌했다. 15분간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에선 고성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 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첫 선대위 합동회의에서도 ‘반성’과 ‘쇄신’을 강조했다. 그는 “대선에서 졌는데도 내로남불도 여전하고, 성폭력 사건도 반복되고, 팬덤정치도 심각하고 달라진 것이 없다”며 당내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세력을 향해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정착시키는 역할을 완수한 만큼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재차 말했다. 전날 밝힌 ‘586 용퇴’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반면 회의에 동석한 86그룹인 윤 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김민석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 등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본부장은 “질서 있는 혁신 과정에서 각종 현안이 당헌·당규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며 “(민주당은) 지도부 일방 또는 개인의 지시에 처리되는 정당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본 회의는 이후 15분간 비공개로 전환되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회의실에선 박 위원장과 다수의 고성이 들렸다고 한다. 윤 위원장은 붉게 상기된 채 “이게 지도부인가”라며 책상을 치고 회의실을 먼저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여기가 개인으로 있는 자리가 아니지 않나”라고 비판했고 전해철 의원도 “무슨 말이건 좋은데 지도부와 상의하고 공개 발언을 하라”고 가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위원장은 꿋꿋이 “봉하마을 다녀와서 느낀 것 없나. 노무현 정신 어디 갔나”라며 “저를 왜 뽑아서 여기에 앉혀 놓으셨나”라고 맞받아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가 종료된 후에도 박 위원장을 향한 날선 반응은 이어졌다. 윤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저는 당을 대표하는 입장이다. (박 위원장이) 향후 정치적 행보를 시사하는 기자회견을 하는데, 개인 행보에 대해 당이 협의를 해줘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불만을 표했다. 신현영 당 대변인도 “개인의 소신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 의견과 개인 의견을 분리해 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선 박 위원장의 용기를 지지하는 일부 당 의원들도 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위원장의 옆에 함께 서겠다”며 “국민 여러분께 민주당의 반성과 사과와 혁신의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 위원장의 솔직하고 직선적인 사과가 국민들께는 울림이 있었으리라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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