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송강호에게 보낸 축전을 두고 온라인커뮤니티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이 ‘변호인’ ‘택시운전사’ 언급이 빠졌다며 비난하자, 칸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을 언급한 것이라는 반론이 맞섰다.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 칸영화제에서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송강호에게 축전을 보내 “이번 수상은 ‘밀양’ ‘박쥐’ ‘기생충’ 등 영화를 통해 송 배우님이 쌓아오신 깊이 있는 연기력이 꽃피운 결과”라며 “영화사에 길이 남을 송 배우님의 뛰어난 연기는 우리 대한민국 문화예술에 대한 자부심을 한 단계 높여줬고 코로나로 지친 국민에게 큰 위로가 됐다”고 격려했다.
이에 민주당 성향이 짙은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변호인’ ‘택시운전사’는 일부러 뺐냐?”는 반응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관객수로 보나 비중으로 보나 변호인이나 택시운전사가 송강호의 대표작인데, 영화의 정치적 함의 때문에 일부러 배제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변호인(2013, 누적관객 1137만명)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변론을 맡았던 부림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택시운전사(2017, 누적관객 1200만명)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작품이다.
이들은 밀양(2007, 171만명), 박쥐(2009, 223만명), 기생충(2019, 1009만명)의 누적관객수가 변호인과 택시운전사보다 적다는 점 등을 들어 “노무현과 광주라서 뺐냐”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칸영화제 수상작들을 대표로 언급한 것 같은데 무슨 문제냐. 너무 ‘억까’(억지로 까기)다”라는 반응이 맞섰다.
축전에 언급된 3개의 영화는 모두 칸영화제에 초청받아 수상한 작품들이다. 밀양은 여우주연상(제60회)을, 박쥐는 심사위원상(제62회)을, 기생충은 황금종려상(제73회)을 받았다.
굳이 송강호의 대표작을 다 나열하자면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도’ 빼놓을 수 없지만, 이를 다 나열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칸 수상 축하’라는 취지에 맞게 언급했을 뿐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송강호는 ‘박쥐’ ‘밀양’ ‘기생충’이 칸 영화제에 진출했을 때도 남우주연상 유력 후보로 손꼽혀왔는데, 이번에 드디어 4번째 도전 만에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많은 뉴스에서도 이 점이 강조됐다.
게다가 윤 대통령은 과거 ‘노무현 영화’(변호인 추정)를 보고 혼자 2시간 동안 울었다는 점에서 축전에 정치적 의도를 담진 않았을 것이라는 반응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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