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총 쏘고 탱크 조준…독일 방송, 이근 전투영상 공개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5월 31일 13시 53분


독일 공영방송 ARD 산하매체 타게스샤우(tagesschau) 보도 화면 캡처
독일 공영방송 ARD 산하매체 타게스샤우(tagesschau) 보도 화면 캡처
우크라이나에 국제 의용군으로 참전했던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 출신 유튜버 이근 씨(38)의 전투 모습이 외신에 방영됐다.

28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ARD 산하 매체 타게스샤우(tagesschau)는 ‘우크라이나의 외국인 전사’라는 제목의 5분가량 보도 영상을 통해 이 씨의 활동 모습과 인터뷰를 다뤘다. 방송은 이 씨가 3월 초 국제 의용군 합류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입국했으며 교전 중 심각하게 무릎을 다쳤다고 전했다. 이 씨가 한국으로 돌아가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도 알렸다.

방송은 이 씨에 대해 “이번 전쟁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최악의 전투였다”며 “(이 씨는) 엘리트 전투원이며 지금까지 여러 국가를 위해 활동했었다”고 소개했다.

영상에는 이 씨가 직접 기관총을 발사하고 그의 팀이 대전차미사일로 적군의 무기를 조준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이 씨가 전투복을 입고 팀원들과 시가지를 돌아다니는 장면도 있었다. 무릎에 중상을 입어 걷는 것이 불편한 이 씨의 모습도 포착됐다. 영상 일부는 이 씨와 같은 팀에 속해 있던 핀란드 출신 의용군이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공영방송 ARD 산하매체 타게스샤우(tagesschau) 보도 화면 캡처
독일 공영방송 ARD 산하매체 타게스샤우(tagesschau) 보도 화면 캡처
이 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적으로 초강대국 중 하나인 적과 싸우는 것은 어렵다. 그들은 수 톤의 탄약을 가지고 있고, 포병과 함께 싸우며 불을 퍼붓고 있다”며 “과거 소말리아와 이라크에서 많은 경험을 해 내가 (이번 전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을 구하고 싶었지만 불행하게도 그곳은 적에게 함락됐다”며 “하지만 계속해서 싸우면 사기가 올라가고 또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성취를 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두세 번 죽을 뻔했다”며 “많은 사람이 내게 ‘당신은 충분히 했고, 무릎을 다쳤다’고 말하는데 마음 같아서는 우크라이나가 이길 때까지 더 많은 것을 성취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난민 구조 활동을 해온 플루티스트 송솔나무 씨는 지난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이근은 우크라이나 국제 의용단의 유일한 특수부대를 이끄는 리더”라며 이 씨가 탱크 10대 이상을 격파하고 비밀 임무 등을 완벽하게 해냈다고 했다.

독일 공영방송 ARD 산하매체 타게스샤우(tagesschau) 보도 화면 캡처
독일 공영방송 ARD 산하매체 타게스샤우(tagesschau) 보도 화면 캡처
이 씨는 우크라이나로 출국한 지 석 달 만인 지난 27일 부상 치료를 위해 한국에 돌아왔다. 그는 전장에서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돼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정부 허가 없이 무단으로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 지역인 우크라이나에 입국해 여권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그는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 후 취재진과 만나 “일주일 격리하고 나중에 조사한다고 하더라”며 “무조건 협조하고 주는 벌을 받겠다”고 말했다. 여권법에 따르면 여행경보 4단계가 내려진 나라에 정부 허가 없이 방문, 체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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