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일부라도 살아주길…” 뇌사 30대여성, 6명에 새 삶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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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6월 3일 14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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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김지연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지연이가 살아있는 것과 같다. 그것이 지연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김지연 씨(38)의 어머니는 뇌사 상태에 빠진 딸의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5일 충북대학교병원에서 김 씨가 심장, 폐장, 간장, 췌장, 신장 좌·우 등을 기증해 6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3일 밝혔다. 또한 김 씨는 조직 기증으로 100여 명에게 희망을 줬다.

기증원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달 16일 오후 갑작스러운 두통을 느껴 어머니에게 전화했다. 김 씨는 어머니와 함께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던 중 급격히 상태가 나빠져 응급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결국 뇌사 상태가 됐다.

김 씨의 가족에 따르면 1983년 9월 경북 영주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김 씨는 배려심이 많고 온순한 성격이었다. 3년 전 결혼한 김 씨는 간단한 음식을 하더라도 가족이나 주변 사람에게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김지연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김지연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김 씨의 어머니는 김 씨가 세상을 떠나기 전 딸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어디선가 몸의 일부라도 꼭 살아있어 줘”라고 당부했다.

김 씨의 어머니는 “천사 같은 내 딸 지연아, 짧은 생을 살다가 멀리 떠나면서도 네 몸을 아끼지 않고 나눠준 숭고한 마음이 하늘에 닿아, 부디 좋은 곳에서 편안하길 바랄게”라며 “김지연, 너의 이름이 생명을 살리고 떠난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박효정 코디네이터는 “사랑하는 가족의 마지막 순간에 다른 이를 살리기 위한 결심은 어렵고도 대단한 일”이라며 “슬픔 속에서도 김 씨가 나눈 생명과 희망이 선한 영향력이 되어 많은 분에게 기억되고 사랑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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