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들이 “현재 시판 중인 대부분의 비타민 보충제는 ‘돈 낭비’”라며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은 식이요법과 운동뿐”이라고 강조했다.
21일(현지시간) 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USPSTF·United State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비타민 보충제가 심혈관 질환이나 암을 예방한다는 것은 그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1984년 설립된 USPSTF는 독립 기관이지만 미국 정부가 선정한 의사와 과학자들로 구성되고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전액 지원받고 있어 사실상 정부 기관으로 볼 수 있다.
USPSTF는 이번 보고서에서 임신 상태가 아닌 건강한 성인은 비타민A로 전환되는 베타카로틴 보충제를 먹지 말라고 권고했다. 비타민A를 과다 섭취할 경우 근육과 뼈의 통증, 메스꺼움, 탈모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흡연자 등 고위험군이 베타카로틴 보충제를 복용할 경우 오히려 폐암 위험이 증가하거나 심장병으로 인한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USPSTF는 밝혔다. 비타민E나 종합비타민 역시 암이나 심장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새 권고사항은 어린이, 임산부, 만성질환자, 입원 환자, 영양결핍을 진단받은 사람에겐 적용되지 않는다고 USPSTF는 덧붙였다.
이번 권고사항은 2013년 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발표된 연구 결과 84건에 토대를 두고 있다. 해당 권고사항을 담은 보고서는 미국 의사협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6월호에 실렸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 제니 지아 박사(일반내과 강사)는 해당 협회지에 쓴 사설을 통해 “비타민과 미네랄 보충제는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오히려 주의를 산만하게 만들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질병 예방의 지름길은 없다. 건강을 유지하려면 건강한 행동을 해야 한다”며 “비타민 보충제 대신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 심장병과 암의 예방에 도움이 되는 선별 검사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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