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흙수저’ 출신 부자들이, 태생적 부자보다 빈곤층을 덜 동정하고 부의 재분배도 덜 지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7일 사회심리학 및 성격과학(SAGE·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저널에 실린 미국 캘리포니아대(UC) 어바인 캠퍼스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대체로 가난하게 태어나 자수성가한 부자들이 빈곤층에 대해 더 동정적이고 사회복지에 공감하기를 기대하지만, 조사결과 뜻밖의 심리 현상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다양한 형태의 소규모 연구 5건을 수행했는데, 그 가운데는 미국에서 상대적으로 부유한 1032명의 개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도 있다. 여기에는 연소득 8만 달러(약 1억 300만 원) 이상인 사람부터 연소득 14만 2000달러(약 1억 8000만 원) 이상인 사람들도 포함됐다.
연구 결과, 가난하게 태어나 부를 쌓은 사람들은 부자로 태어난 사람들보다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키는 것을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는 빈곤층에 대한 동정적 태도의 감소로 이어진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 연구의 수석 저자인 UC 어바인 구현진 교수는 “자수성가한 부자는 태생적 부자보다 사회경제적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덜 어렵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즉 자수성가한 부자들은 “나는 해냈는데, 왜 그들은 할 수 없는가?”, “내가 할 수 있다면 그들도 할 수 있다!”라는 인식이 형성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조사는 최상류층 부자들을 포함하지 않아 한계를 안고 있다. 구 교수는 “부자들이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온갖 종류의 이야기와 문화적 내러티브가 있다”며 “우리의 연구 결과는 부자들이 모두 같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연구가 수행될 때까지 부의 상향 이동성이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변화시킨다고 단정 짓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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