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후반기 국회의장에 5선 김진표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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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7월 4일 14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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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국회의장에 당선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차기 국회의장에 당선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제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공식 선출됐다.

여야는 4일 오후 2시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고 총 투표수 275표 중 찬성 255표로 김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김 신임 의장은 국회법에 따라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이 되며 임기는 2024년 5월까지다.

김 의장은 국회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통해 “갈등을 절망으로 키우는 정치가 아니라 협력으로 희망을 만드는 정치를 하자”며 “여러분 모두가 대화와 타협에 능한 국회의원이 되어 달라. 저는 조정과 중재에 능숙한 국회의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장은 “저는 의장으로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확고히 준수할 것”이라며 “그러나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대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주저 없이 제 역할을 다하는 의장이 되겠다”고 했다.

차기 국회의장에 당선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차기 국회의장에 당선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그러면서 “헌법에 명시된 국회의 예산심의·의결권을 대폭 강화하겠다. 국회의 예산 심의과정을 개선해 정부예산 편성 단계별로 예결위 및 상임위원회에 예비 보고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권력 구조 개편도 더는 미룰 수 없다. 35년 된 낡은 헌법 체계를 시대에 맞게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며 “21대 국회 임기 안에 개헌을 이뤄낼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지난 5월 24일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여야 간 원 구성 협상이 공전하면서 민주당의 단독 선출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날 여야가 의장단 우선 선출에 합의하며 공식 선출됐다.

경제 관료 출신 5선 중진 의원인 김 의장은 1947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74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국세청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 등을 거쳐 세제실장과 차관 등 요직을 거쳤다.

국민의정부에서는 재정경제부 차관,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국무조정실장 등을 맡았으며 참여정부 때는 경제부총리(재정경제부 장관), 교육부총리(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역임했다. 지난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 당선 직후에는 인수위원회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김 의장은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수원 영통구에서 당선된 후 내리 5선 의원을 지냈다. 17대 국회에서는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과 민주당 최고위원을, 18대에서는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았다.
김진표 신임 국회의장의 당선 인사 전문.
여야가 의장선출에 합의해주셔서 참으로 다행입니다. 그동안 수고해주신 여야 원내대표단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면서 조속히 원구성 합의까지 이뤄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솔직히 요즘 통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장이라는 막중한 소임을 앞두고 천근만근 직분의 무게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거센 파도가 밀려오고 있습니다. 안으로는 생산·소비·투자가 위축되고, 밖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리와 물가가 치솟고, 상반기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증시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우리가 밤잠을 설쳐가며 대처해도 이겨내기 녹록지 않은 난제들입니다.

무엇보다 당장 우리 국민들이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점심 한 끼가 걱정이고, 하루하루 생활비가 두려운 국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득 하위 20% 가구는 가처분소득의 절반 가까이 식비로 지출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전 국민의 생필품이라 할 수 있는 수송용 기름값도 자고 나면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유례없이 비상합니다. 대응도 유례없이 비상해야 합니다. 국회가 국민에게 희망을 드려야 합니다. 정부에만 맡겨놓기에는 상황이 너무 절박합니다. 후반기 국회가 한 달 늦게 시작한 만큼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당면한 민생경제위기에 긴급히 대응할 수 있도록 ‘국회민생경제특별위원회’를 구성합시다. 속절없이 원 구성 협상을 기다릴 여유가 없습니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도 시급히 구성해서 남은 공직 후보자에 대한 검증에 착수합시다.

무엇보다 원구성부터 신속하게 끝내야 합니다. 국회 개원은 권리가 아니라 의무입니다. 국민의 명령입니다. 여야 지도부는 국민의 명령을 지체 없이 받들어야 합니다.

차제에 여야가 원구성 협상으로 허송세월하는 이 오래된 불합리도 이젠 끝을 내야 합니다.

현행 국회법은 국회의원 임기 개시 7일 안에 전반기 국회의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후반기 의장에 대한 선출 시한은 법으로 상세하게 강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입법 불비 때문에 많은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의장 선출을 못하면 국회는 완전히 공백 상태에 빠집니다. 나라에 아무리 시급한 비상한 상황이 생겨도 국회가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입법 불비 문제, 한시바삐 해소해야 합니다. 국회법을 고쳐 어떤 경우에도 국회가 공백은 없게 합시다. 후반기 국회의장 선출 시한도 전반기처럼 못을 박읍시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지금 대한민국은 혁신을 선도하는 경제 대국, 문화강국의 문턱 앞에 서 있습니다. 긴 역사의 관점에서 보면 지금 이 순간이 중대한 변곡의 시간입니다.

문턱을 넘어 과감하게 전진할 것인가? 천금의 기회를 놓치고 주저앉을 것인가? 훗날 역사는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실천을 주목하고 또 기록할 것입니다.

저는 국회의장으로서 의원 여러분과 함께 우리 국회에 주어진 역사적 소명을 다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21대 후반기 국회를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국회’로 만들겠습니다.

첫째, 대화와 타협이 꽃피는 국회를 만들겠습니다. 소통이 만발하고, 합리적인 토론과 진지한 타협이 일상이 되는 민의의 전당을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독일 의회 모델의 ‘현안조정회의’를 제도화하겠습니다.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원내대표, 상임위원장 및 간사, 정부 관계자가 일상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는 새로운 길을 열겠습니다.

둘째, 삼권분립의 원칙에 충실한 국회를 만들겠습니다. 국회는 국민을 위한 민생입법의 산실입니다. 저는 의장으로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확고히 준수할 것입니다. 그러나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대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주저 없이 제 역할을 다하는 의장이 되겠습니다.

다수결의 원리를 따르면서도 소수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송무백열(松茂柏悅). ‘소나무가 무성하니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말처럼 여야는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다양성이 공존하는 건강한 숲, 상생의 국회를 만들겠습니다.

셋째, 헌법기관의 역할을 다하는 국회를 만들겠습니다. 우선 헌법에 명시된 국회의 예산심의·의결권을 대폭 강화하겠습니다.

국회의 예산 심의과정을 개선해 정부 예산 편성 단계별로 예결위 및 상임위원회에 예비 보고토록 하겠습니다. 국민 혈세가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국익 실현을 위한 의원외교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한 국회입법청원 시스템을 활성화하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이제 우리 정치도 승자독식 패자전몰의 폐습과 결별할 때가 되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권력 구조 개편도 더는 미룰 수 없습니다. 35년 된 낡은 헌법 체계를 시대에 맞게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야 합니다.

지금까지 많은 개헌 논의가 있었습니다. 사회적 공감대도 넓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런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21대 국회 임기 안에 개헌을 이뤄낼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습니다.

양극화, 저출생, 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 균형발전. 선도국가로 전진하기 위한 국가과제 해결에 앞장서는 국회의장이 되겠습니다. 국회가 국민의 지혜를 하나로 담아내는 큰 그릇이 될 수 있도록 충실히 준비하겠습니다.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국회의장이 되겠습니다. 신냉전시대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남과 북의 당국자들이 대결 주의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국회가 평형수 역할을 해야 합니다. 국제적 진영대결의 회오리 속에서 실사구시의 용기를 포기하지 않는 국회의장이 되겠습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갈등으로 절망을 키우는 정치가 아니라 협력으로 희망을 만드는 정치를 합시다. 국회를 대화와 타협, 조정과 중재의 전당으로 만듭시다.

우리 정치는 타협을 이룰 때마다 한 뼘씩 성숙해졌습니다. 저는 정부에서 일할 때 ‘미스터 튜너(tuner)’ 즉 ‘조정자’로 불렸습니다.

81석 소수야당의 원내대표로 일할 때는 동물국회라는 오랜 악습의 고리를 끊어낸 국회선진화법 타협을 이뤄내기도 했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대화와 타협에 능한 국회의원이 되어주십시오. 저는 조정과 중재에 능숙한 국회의장이 되겠습니다. 우리 국회의원 모두는 국민과 역사의 평가를 받는 공동운명체입니다. 21대 국회가 정치 대전환을 이룩한 국회, 새로운 희망을 만든 국회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도록 우리 함께 노력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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