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와 유사한 감염성 질환인 ‘마르부르크(Marburg) 바이러스’가 서아프리카 가나에서 발견됐다고 미국 CNN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나 당국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가나 남부 아샨티 지역에서 설사와 발열, 메스꺼움과 구토 증세로 입원한 2명이 치료 도중 사망했다.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 있는 파스퇴르연구소는 검사 결과 이 환자들이 마르부르크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WHO는 아샨티 지역에 국가 합동조사단을 파견하고 주변 고위험 국가에 경보를 발령했다. 또 감염자들이 생전 만난 90여 명의 접촉자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아직 접촉자에게선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WHO 아프리카 국장 맛시디소 모에티 박사는 “가나 보건당국이 신속하게 대응해 추가 발병을 막았다”며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마르부르크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마르부르크 바이러스는 사람과 동물에게 모두 전염될 수 있는 대표적인 인수 공통 바이러스다. 과일박쥐로부터 사람에게 전염되며, 감염자의 체액이나 직접적인 접촉 등으로 사람 간 전파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 시 고열과 심한 두통, 전신 무력감 등을 동반하며 눈과 귀 등에서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치명률은 환자에 따라 24~88% 사이로 다양하게 나타나며 현재까지 승인받은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 다만 수혈 및 기타 보조 치료로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마르부르크 바이러스는 1967년 독일 마르부르크에서 처음 보고된 뒤 지금껏 남아프리카공화국, 앙골라, 케냐 등 아프리카 남부와 동부 지역에서 10여 건 보고됐다. 지난해 기니에서 발견된 이후 서아프리카에서 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건 두 번째다.
가나 보건당국은 사람들에게 과일박쥐가 있는 광산과 동굴을 피하고, 모든 육류 제품을 섭취하기 전 충분히 가열해 바이러스 확산 위험을 낮추도록 당부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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