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9월 물줄기를 뿜던 ‘한국은행 분수대’가 올해는 누전 위험이 있어 가동을 멈췄다.
20일 서울 중구청에 따르면 구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 있는 한국은행 분수를 현재까지 운영하지 않고 있다.
분수 근처 지하에 특고압 시설인 변압기가 있는데, 올해 3월 자체 안전관리자문단의 점검 결과 관련 시설이 노후돼 분수 가동이 위험하다는 결론이 난 것이다.
특히 폭우 시 위험할 수 있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현재 분수대에는 “특고압 시설로 인한 감전사고 위험이 있어 운영을 중단합니다. 쾌적한 수공간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한국은행 분수대는 1978년 대한민국 근대화와 산업화를 기념해 서울시가 당시 3억2800만원을 들여 건립한 공공예술작품이다.
분수대 옆 지하에 있는 변압기는 1999년 설치됐다. 시간이 흘러 콘크리트 등이 노후화 됨에 따라 지금에 와서 보면 애초 적절치 않은 장소에 변압기를 설치한 셈이다.
구 관계자는 “당시 제도상으로는 문제가 없지 않았나 추측해본다”며 “콘크리트 등 시설이 노후화 되며 현재 문제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설에는 배수구가 있지만 짧은 시간에 비가 많이 내리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선제적으로 조치했다고 구청 측은 밝혔다.
구는 변압기를 옮기는 대로 분수를 다시 가동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추가경정예산 반영 노력과 특별교부금 등의 예산 확보를 지속적으로 시도할 것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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