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70만 명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국내 최대 규모의 성매매 알선 사이트 ‘밤의 전쟁’ 운영자가 필리핀 현지에서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경찰청은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밤의 전쟁’ 사이트 운영자 A 씨를 강제 송환했다고 밝혔다. 이날 A 씨와 함께 마닐라로 도피했던 전화금융사기 조직원 B 씨도 국내로 송환됐다.
A 씨는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밤의 전쟁’을 포함해 4개의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성매매 업소 7000여 개를 광고해주고 광고비 명목으로 약 170억 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청은 2019년 ‘밤의 전쟁’ 사이트에 대한 첩보를 입수, 수사에 착수했다. 사이트 4곳을 폐쇄하고 국내 총책 등 19명을 검거한 경찰은 사이트에 게재된 업소 789곳을 대대적으로 단속해 업주와 종업원, 성매수자 등 관련자 총 2522명을 검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A 씨는 이미 2016년 필리핀으로 도주한 상태였다. 그는 2019년 8월 필리핀 현지에서 공동운영자가 검거된 뒤에도 계속 도피 생활을 이어갔다.
경찰청은 A 씨를 잡기 위해 인터폴 사무총국에 적색수배를 신청하는 한편, 필리핀 현지 사법기관에 적극적인 국제공조를 요청했다. 그 결과 경찰은 지난해 9월 A 씨를 검거에 성공했다.
한편 A 씨와 함께 송환된 B 씨는 2015년 8월부터 2016년 6월까지 마닐라에 있는 전화금융사기 범죄조직에서 전화 상담원 역할을 맡았다.
경찰은 필리핀 코리안데스크에서 B 씨 소재지를 파악한 후 이민청과 공조, 지난 5월 주거지 인근에서 그를 검거했다.
필리핀 당국은 지난달 말 이들에 대한 추방을 승인했고, 경찰청은 호송팀을 현지에 파견해 이날 오전 5시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강기택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장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반드시 검거돼 송환 후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는 모범사례를 보여준 것”이라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외국 경찰과 공조해 해외 도피 사범을 검거, 송환하겠다”고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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